선거 1주일 전까지 한나라 후보 앞서다
골프 파문뒤 조후보 지지율 수직상승
골프 파문뒤 조후보 지지율 수직상승
“수해골프 사건만 없었어도 무난히 이길 수 있었다.”
26일 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서울 성북을 선거 결과를 두고 이렇게 탄식했다. 그만큼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의 ‘수해 골프’ 사건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순형 민주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반까지 최수영 한나라당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두자릿수나 뒤졌다. 선거 1주일여 전인 18~19일 여론조사기관인 더피플이 벌인 조사에서도 최 후보의 지지율은 40.7%로, 조 후보(25.5%)를 15.2%포인트나 앞서 있었다.(그래프 참조)
그러나 수해골프 사건이 보도된 21일 이후 격차를 오차범위 안으로 좁혔고, 결국 뒤집기에 성공했다. 조 후보는 선거 하루 전인 25일의 여론조사에서 36.1%의 지지율로 최 후보 지지율(31.6%)을 앞질렀다.
조 후보 쪽 심재권 선거대책위원장은 “수해골프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조 후보 지지율이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수해골프가 지지율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선거에서 패한 최 후보 캠프의 실무자도 “자체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줄곧 15%포인트 이상 최 후보가 앞섰지만, 골프 사건 이후 지지도가 11%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며 아쉬워했다.
수해골프 사건과 함께 불거진 한나라당 출신 이효선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도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출신이 40%에 이르는 이 지역에서 강한 호남표 결집 현상을 불렀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선거가 막판에 이르면서 호남에서 조 후보를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오는 양상마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격한 인물 차가 당락을 좌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당직자는 “인지도와 중량감에서 조 후보와 최 후보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며 “수해골프의 여파가 유난히 성북을 지역에서 거셌던 것도 인물 차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은 “골프 사건이 터지기 이전부터 이미 두 후보의 지지도가 상당히 좁혀지는 추세였다”며 “인물에서 승부가 안됐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d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