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부와 통합되며 사라져
권한 줄고 내부서도 ‘찬밥’
새내기 검사들도 “싫어요”
권한 줄고 내부서도 ‘찬밥’
새내기 검사들도 “싫어요”
〈가문의 부활〉 김진경(김원희), 〈구세주〉 고은주(신이), 〈공공의 적2〉 강철중(설경구), 〈넘버3〉 마동팔(최민식)…….
영화 속에서 활약하는 검사들은 대부분 ‘강력부’ 소속이다. 검찰 강력부는 2005년 ‘마약·조직범죄 수사부’(마조부)로 통합돼 사라졌지만, 조직폭력배와 ‘맞짱’을 뜨기도 하는 검사로 여전히 일반인에게 친숙하다.
하지만 검찰 내 사정은 다르다. 대검 관계자는 3일 “정상명 검찰총장은 마약, 조직범죄 수사는 경찰에 넘겨도 되는 것이 아니냐고 몇차례 얘기했다”며 “지난해 말 대검의 담당 과장들이 왜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지 보고서를 만들어 총장을 설득하려고도 했다”고 전했다.
정 총장은 “조폭 수사를 왜 검찰이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은 비교적 마약·조직범죄에 대한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검찰 조직과 권한이 축소되면 이 분야가 그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마약·조직범죄 수사를 경찰에 넘기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선 강력통 검사들은 ‘찬밥’ 신세가 아니냐고 한탄한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수뇌부가 조직폭력 수사를 잘 모르고, 중요치 않게 여기는 것 같다”며 “요즘 강력부를 알아주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말했다. 경대수(48·사시 21회) 대검 마조부장이 최근 ‘건강 상의 이유’로 사표를 내고 총장이 만류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바다이야기 등 성인 오락기 수사가 확대되자 수사 지휘를 마조부에서 중수부로 옮기고, ‘마조부가 한 일이 뭐가 있느냐’고 심한 질책을 당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인사 때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부서들 가운데 마조부만 검사 한명이 줄었다. 강력통인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얼마 전 신임 검사 교육을 끝내고 강력 검사를 희망하는 사람을 물어보니 여성 검사 1명만 손을 들었다”며 “영화에서는 멋있게 나오지만 실제는 너무 힘들 것 같아 하기 싫다고 해 씁쓸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지난 8월 인사 때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부서들 가운데 마조부만 검사 한명이 줄었다. 강력통인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얼마 전 신임 검사 교육을 끝내고 강력 검사를 희망하는 사람을 물어보니 여성 검사 1명만 손을 들었다”며 “영화에서는 멋있게 나오지만 실제는 너무 힘들 것 같아 하기 싫다고 해 씁쓸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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