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경부운하 건설 4년 안 걸린다”

등록 2006-10-25 19:08수정 2006-10-25 22:45

24일 오전(현지시각) 독일 뉘른베르크의 마인-도나우 운하를 찾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하르트무트 덴 독일 연방정부 수로국장과 얘기를 하고 있다. 뉘른베르크/연합뉴스
24일 오전(현지시각) 독일 뉘른베르크의 마인-도나우 운하를 찾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하르트무트 덴 독일 연방정부 수로국장과 얘기를 하고 있다. 뉘른베르크/연합뉴스
독일 운하 방문한 이명박 ‘대권 프로젝트’
“북핵 해결땐 대동강 답사”

24일 오전 11시20분(현지시간), 독일 뉘른베르크의 힐폴트슈타인 갑문. 마인강과 도나우강 사이의 육지 171㎞를 파서 물길을 낸 마인-도나우 운하의 해발 400m 정점인 이 곳에, 목재를 실은 네덜란드 화물선이 도나우강 쪽에서 들어왔다. 배가 앞뒤 두개의 갑문에 갇히자 서서히 물이 불어오르면서 배도 함께 떠올랐다.

20여분 동안 갑문 사이에 물을 채워 수면을 2 가량 높이자, 운하의 수면은 반대쪽 마인강의 수면과 같아졌다. 앞쪽 갑문이 내려가자 배는 마인강을 타고 유유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 광경을 바라보며 “운하라는 게 이렇게 간단한 거다. 요즘엔 기술이 더 좋아져서, 우리는 (갑문 통과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을 방문중인 이 전 시장은 이날 마인-도나우 운하를 둘러보며, 내년 대선을 위해 준비중인 핵심 공약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한층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이 찾은 마인-도나우 운하는 북해 항구 로테르담에서 흑해의 항구 콘스탄자까지 총연장 3500㎞의, 내륙을 관통하는 라인-마인-도나우(RMD) 운하 중에서도 가장 난공사 구간으로 꼽힌다. 마인-도나우 운하는 1961년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됐으나, 환경 파괴와 경제성 논란으로 1982년 중단 위기에 놓였다가 공사를 재개해 1992년 완공됐다. 건설에 23억유로달러(한화 2조7천억여원)가 들어갔다. 독일 전체 화물의 15%가 수로를 통해 움직인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은 낙동강 상류(경북 문경)와 남한강 상류(충북 충주)가 맞닿는 문경새재 부근의 해발 140m 지점인 조령에 길이 20.5㎞의 운하(터널)를 뚫어, 부산부터 강화까지 총 553㎞의 물길을 잇는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하면 △물류비 절감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발전 △관광·문화산업 증진 △홍수·가뭄 예방 등의 효과가 생긴다는 게 이 전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유럽에서 운하가 내륙 발전과 통합에 기여했듯이, 한국에서도 갈라진 국민 정서를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며 “한반도 대운하는 경부고속도로에 이은 대한민국의 제2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운하를 북한 신의주까지 연결할 구상을 내비치면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면 내년에라도 대동강, 청천강에 답사를 가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독일 방문엔 운하 구상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환경 파괴 논란에 대해, 그는 마인-도나우 운하의 물줄기를 가리키며 “이걸 누가 인공으로 파헤친 운하라고 생각하겠느냐. 얼마나 친환경적이냐”고 반문했다. 운하가 ‘고인 물’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저렇게 갑문으로 늘 새로운 강물이 섞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1차 기술적 검토는 이미 끝났다. 준비만 다 되면 공사기간은 4년이 채 안 걸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전 시장의 운하 구상은 대권을 향한 그의 꿈과 직접 연결된다. 운하 구상은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치열한 찬반 논란을 일으키며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나라당 안에서도 “운하 건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전 시장은 다음달과 내년 초 두차례에 걸쳐 유럽의 운하 전문가들을 국내로 초청해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계천 복원에 이은 초대형 ‘물길 프로젝트’를 타고 그는 대선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뉘른베르크(독일)/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