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후보 경선 출사표 내걸어…서민·중산층 근소세·재산세 폐지
한나라당 소장파의 대표주자인 원희룡 의원이 17일 당 대선후보 경선의 출사표를 던졌다. 원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염창동 당사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층과 중산층에 대한 근로소득세 및 재산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중도개혁 세력 반분하는 것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
=손 전 지사는 어려운 시기에도 개혁을 위해 꿋꿋이 한길을 걸었다. 경기지사하며 외자유치 등에도 큰 능력 보여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존경하고 사랑한다. 손 전 지사가 잘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손 전 지사와는 큰 틀에서 함께 간다. 큰 틀에서 지향하는 바가 같다.
그러나 지금 5% 이하로 묶인 지지율은 손 전 지사의 잠재력과 중도 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열망에 비춰 너무 낮다. 나는 이 작은 지지율을 반분하려 나온 것이 아니라 이땅의 합리적이고 개혁적이며 안정과 진보를 같이 추구하는 국민들의 지지 끌어내려고 나왔다. 손 전 지사와 경쟁적 협력을 하며 지지율을 배증하고 그 이상으로 넓히기 위해 나왔다. 오늘의 이 결단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을 반분하는 것이 아니라 손 전 지사와 더불어 중도개혁에 대한 지지를 배증, 삼배증 더 나아가 폭증시키는 계기를 만들려고 나왔다.
-주요 공약이 근로소득세를 폐지하고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 늘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그동안 세금 폭탄이라며 공격해왔다. 공약이 당론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전통 지지층의 반발도 예상되는데?
=한나라당이 가장 약한 곳이 바로 서민이다. 정말 남들이 집값오른 것 자랑하고 표정관리 할 때 일반 적인 남편 가장들이 얼마나 절망하는가, 서민들은 얼마나 가슴에 피멍들고 세상을 저주하고 세상 포기하며 괴로워하냐.
이에 둔감하다면 국가를 통치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도 이미 여유있게 가진자가 더 가지려하는 목소리, 99섬 가진자가 1섬 더 가지려고 외치는 소리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당장 한말의 쌀이 아쉬운 사람을 돌아보는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 한나라당은 사방 백리에 굶는 사람이 사람이 없게 하라는 조선의 경주 최부자댁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본받아야 한다. 서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보수가 되야 정권을 되찾고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다. 한나라당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 제 공약과 소신에 전통 지지층의 비난과 논란이 있다고 해도 제가 한 몸에 안고 어느 것이 서민을 위하고 한국을 꿈과 기회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려 한다.
한나라당도 종합부동산세 표준을 9억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두고 논란 있는데 현재는 집 없는 사람의 아픔을 생각해서라도 6억 이상인 현재 안대로 유지하자는 것이 당론이다.
저는 당론과 다른 것 아니라 당론을 부유한 층으로 끌고 가려는 줄다리기에 있어 서민편에서 줄을 다리는 맨 앞에 서 있다. 한나라당의 많은 지지자들이 부자 세금을 줄이자는 밧줄 쪽이 아니라 부자들이 경제나 다른 쪽의 의무를 다하고 존경받으며 떳떳하게 살아갈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쪽의 밧줄에 서줄 것이라 확신한다.
-중도개혁의 목소리를 어찌 낼 것인가?
=저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신봉하고 이를 위해 저의 목숨을 던져 지킬 각오가 되어 있다. 한미동맹 신뢰 복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고 공동체 통일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 것이다. 이에 대해 저는 근본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 저는 이념에 대해서는 보수다.
그러나 과거의 일방적인 잣대로 진보다 보수다 이런 것을 선 그어서 빨갱이니 수구꼴통이니 하는 것이 얼마나 한국을 골병들게하고 생산적 논의를 메마르게 했나. 저는 소모적 이념 논쟁은 뛰어 넘을 것이다. 저는 개혁과 미래를 위한, 서민을 위한 실질 개혁에는 진보적이다. 진취적 젊은 목소리를 대변하고 뜻과 행동 같이 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 내 수요모임 등 개혁적인 동료의원들도 뜻을 원칙적으로 같이 하고 있다. 저의 시도가 당과 국가를 위해 의미가 있다는 데 다들 이의가 없다.
저의 출마는 경선이 틀에 박힌 세력 경쟁이 아니라 참신한 공약과 정책을 불어넣어 경쟁하고 젊은이와 서민의 목소리를 당에 투입할 수 있는 활력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다만 동료들이 모두 각자가 대표하는 주민이 있고, 각자 생각하는 정치적 위치나 갈 길이 있다. 그래서 원희룡과 함께 하기에는 많은 것이 아직 불확실하고 희생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그점에 대해 더 지켜보고 기여할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는 저만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동료들의 충정과 배려들에 대해 전적으로 존중하고 보다 큰 틀과 방향성 속에서 격려하고 앞으로 논의를 통해서 당에서 미래를 위해 필요한 존재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비록 제 옆에, 뒤에 20~30명 국회의원이 서 있지는 않다. 국회의원 수로 국민에게 다가가지 않겠다. 뜨거운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 저희 세대와 아들 딸 등 미래세대에 대한 약속을 국민과 주고 받겠다. 이를 위해 국민 만을 보고 가겠다. 힘들겠지만 외로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원망도 않겠다.
그리고 한나라당 선배 주자들의 장점이 더 드러나고 국민위해 더 분발하고 노력하게 제가 경선의 아름다움을 이끌어가는 주자로서 역할을 하겠다. 저는 개인에 대해서나 세력에 대해 공격하지 않겠다. 국민에 대한 정책과 메시지를 갖고 힘들지만 꿋꿋이 기복없이 담담하게 나아가겠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는데 근소세 폐지는 이미는 50%가 받고 있다. 재산세도 내지 않는 사람이 많다.
=좋은 지적이다. 저는 지금 우리 한국 사회 절망의 핵심은 중산층이 이미 서민으로 몰락하고 서민은 빈민으로 몰락하고 있다는 것으로 본다. 숱한 가장들은 대출받아 살아야하고 사교육비를 위해 회사서 10만~20만원만 가불해줘도 고맙다는 소리를 할 정도다. 세금도 못내는 형편의 서민을 향한 복지와 실질적 도움이 중요하다. 선진 복지 국가로 가기위해 하층이 중산층으로 뛰어오르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공통의 과제다. 국민 대다수가 자신을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야 선진 복지 국가가 될 수 있다. 하층에 대한 정책, 그리고 국민 모두의 절망거리인 교육, 주택,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을 내놓겠다. 앞으로 선도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토론하겠다.
-지금 대선 후보들의 특징을 보면 총리, 시장, 도지사, 당 대표등을 하며 행정이나 조직의 수장을 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원 의원은 이런 경험이 없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후보들이 가진 비전이 국가지도자 됐을 때 얼마나 정리되어 있고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 얼마나 되어 있는가를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민간과 호흡하는 마인드, 자질과 역량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저는 행정 경험이 없다. 하지만 저는 경험 자체가 좋은 밑거름은 되지만 그 자체가 국가경영능력과 연결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케네디는 42살에 대통령 당선됐으나 행정 경험이 없었다. 토니 블레어도 47살에 총리가 되면서 행정 경험 많았던 경제 재상을 물리쳤다. 경험이 부족한 것은 경험 많은 선배들 숱한 전문가, 실제 경제현장의 경험 많은 분들의 도움 얻겠다. 앞으로 여러분이 편견 없이, 고정관념 없이 평가해달라. 이 과정서 성장하는 모습을 평가해 달라. 외롭게 가는 길이지만 성원해달라.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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