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목포대 교수
김영태 목포대 교수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에게 부여된 개헌발의권을 행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표명하였다. 그러나 4년 연임제 개헌이 우리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4년 연임제 개헌을 통해 국정운영의 책임성과 안정성이 제고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독재정권이 아니라면 국정운영의 책임성과 안정성은 대통령 일개인을 통해 보장될 수 없다. 게다가 현재와 같이 왜곡된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4년 연임제는 대통령의 권력 강화와 대중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잦은 선거로 인한 소모적인 국가적 비용지출과 정치적 안정성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선거는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점에서 선거의 횟수나 시기가 문제가 아니라, 선거가 얼마나 제 기능을 발휘하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우리 정치에서 선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치적 책임성과 안정성이 부재한 것은 헌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오히려 대표성 없는 왜곡된 정당정치와 정치문화에 있다. 즉 현 시점에서 개헌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의 대표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서구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경험 역시 이를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물론 정치적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의 개선과 같은 부분적인 제도개혁이 요구된다. 또한 현재의 정당체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4년 연임제 개헌이 우리 정치의 대표성을 높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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