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이종찬 선임기자
이명박-박근혜 ‘줄세우기’ 경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자료사진
“중립은 무슨…” “다음 총선 출마는 어디서…”
‘6월 경선 가능성’에 재과열…사설조직책까지
손학규 “이런 패거리 구태론 대선 못 이긴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왼쪽)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오른쪽) 전 대표 사이의 ‘줄세우기’가 다시 과열되고 있다. 줄세우기는 검증 공방 동안 잠시 잦아들었으나, 주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당내 경선 규정 확정을 앞두고 이전보다 훨씬 노골화하고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영남지역 초선 의원은 “최근 한 주자의 측근 의원이 ‘정치에 무슨 중립이 있느냐. 괜히 공천 때 불이익을 당하지 말고 빨리 우리 쪽으로 오라’고 다그쳐 곤혹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립으로 알려진 의원에게 중립모임을 하자고 전화를 했더니 열흘 전에 특정 캠프로 갔다고 해 무안했다. 나도 계속 중립에 있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비례대표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이 다음 총선에 어느 지역구에 출마하고 싶어하느냐’를 묻는 전화가 두 캠프 모두에서 부쩍 잦다”며 “‘우리 쪽에 오면 도와주겠다’는 말이지만 ‘(줄) 안 서면 공천은 없다’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특정 캠프의 한 중진 의원이 공천권을 빌미로 협박성 제안을 하고 다닌다든가, 특정 캠프에서 특보직을 제안하며 의원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 무리수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주자의 추천을 받았다는 ‘사설 조직책’들이 난립하고 있다. 저마다 유력 대선 주자 쪽으로부터 18대 총선 공천을 보장받았다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경기도 30곳 원외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위원장이 대부분 (특정 후보에 줄을 선) ‘사설 위원장’인 탓에 혼란스럽다. 각 주자와 지도부가 단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부산지역 의원은 최근 지역에서 일부 국회의원, 시·구의원들이 참석한 모임을 열어 공개적으로 특정후보 지지를 호소하다, 참석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는 앞다퉈 지방 방문일정을 잡고 지역당원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이명박계 의원 분포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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