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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박근혜 대전 지원경쟁 ‘역효과’…발길 ‘뚝’

등록 2007-04-18 07:07

지난 15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수정삼거리에서 열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장에서 지역주민들이 이 전 시장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수정삼거리에서 열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장에서 지역주민들이 이 전 시장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4·25 보궐선거 D-7…접전지 ‘대전 서구을’ 현장
“인물은 심대평이 낫지. 하지만 어디 한 사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나, 정당정치를 하려면 한나라당을 찍어야지.”(이름 밝히길 꺼려한 59살 퇴직공무원)

“당은 한나라당이 좋은데, 도지사 경험을 보면 심대평 후보가 맞죠.”(학원을 경영하는 47살 신아무개씨)

4·25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 이었다. ‘대전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에서 후보들은 마치 게릴라전을 벌이듯 아파트 숲 사이를 오가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 김윤기 한국사회당 후보는 아파트 들머리와 대형마트 등을 전전하며 ‘썰렁한’ 유세를 계속했다.

“대전 선거의 윤곽은 막판 3일에야 드러난다”는 한 선거 관계자의 말처럼, 16~17일 이틀 동안 만난 지역 주민들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남말하듯 슬쩍슬쩍 내비치는 그들의 속내는 비슷했다. 인물은 심대평, 정당은 한나라당이었다. 표심은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두느냐로 갈렸다.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인물은 심대평 · 정당은 한나라” 헷갈리는 안개 표심
심 후보 동정론 자극 우려 ‘한’ 지도부 현지행 취소

이번엔 심 후보를 찍고 12월 대선 땐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농협 선사지점에 근무하는 김주민(37)씨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이번엔 심 지사를 찍겠지만, 대선 땐 이념이 맞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처지가 다른 탓에 전략도 판이했다. 이 후보는 17일 정부청사 앞 유세에서 “이번 재·보선이 12월 대선의 예비선거란 걸 잘 알아달라”라고 호소했다.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한나라당을 밀어달라는 것이다. 이 후보 쪽은 국민중심당이 여권과의 통합에 동의했다며 심 지사는 ‘열린중심당’ 후보라고 공격했다.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지율 추이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지율 추이
반면, 심 후보는 17일 탄방동 산호아파트 앞 유세에서 “반드시 승리해 충청과 대전의 힘으로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전의 성장동력이 떨어진 것은 정치적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대전의 자존심’을 구호로 내걸었다.

양 진영의 판세 분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반엔 이 후보가 5~10%포인트 정도 앞섰으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표를 흡수한 심 후보가 역전했다는 것이다. 양 진영은 심 후보가 이 후보를 6%포인트 정도로 앞지른 것으로 나온 최근의 한 지역언론 보도를 대체로 수긍했다.

이런 지지율 역전이 사실이라면,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쟁적인 유세 지원이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셈이 된다. 갈마동의 한 주민은 “여기서 자기네들 기세 싸움한다”고 마뜩찮아 했다.

실제 한나라당 부속 여의도연구소의 15일 조사에서는 이재선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심 후보에 뒤져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왔다. 앞선 11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6.5%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두 대선 주자가 다녀간 뒤 상대 후보(심 후보) 동정론이 일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 같다. 전략을 바꿔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애초 19일 당 최고위원회를 대전으로 옮겨 열 계획이었지만, 17일 이를 전격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중앙당이 대거 현지에 내려와 유세하는 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역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결국 승부의 관건은 투표율에 달린 듯 보였다. 30%를 기점으로 이를 밑돌면 조직력이 우세한 이재선 후보가, 이를 웃돌면 인물이 알려진 심대평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10월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31.2%였다.대전/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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