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옛 청구대) 재단이사장 전기수씨의 넷째 아들인 전재용(성형외과 의사)씨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신의 병원에서 보도진에게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제출할 서류를 보여주고 있다. / 전재용씨가 14일 “이현상 당시 청구대 교수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에게 보낸 것”이라며 공개한 편지. 전씨는 “이 편지가 보내진 뒤 청구대가 강제로 대구대와 통합돼 영남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강제 통폐합’ 청구대 전 이사장 아들 전재용씨 회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검증’ 항목에 영남대 재단 비리 의혹이 추가됐다.
영남대의 전신인 청구대 이사장이었던 전기수씨의 넷째 아들인 전재용(성형외과 의사)씨는 14일 서울 논현동 자신의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80년 아무런 정통성과 자격이 없는 29살의 박근혜씨가 오로지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구대와 청구대 강제통합(68년)으로 탄생한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며 “역사의 심판과 국민의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980년 3월부터 이 대학 이사장과 이사로 재직했으나 88년 11월 교내 반발로 물러났다.
전씨는 “박 전 대표는 친분이 있는 고 최태민 목사의 친인척 등 4인방을 요직에 앉혀 이들이 앞장서 불법자금 편취, 공금횡령, 부정입학, 판공비 사적용도 사용 등 전형적인 사학재단 비리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대 교수협의회 50년사’를 자료로 제시하며 “87년 기념관 건립금 811만9천원과 88년 영남대 병원장의 해외출장비 200여만원이 각각 박 전 대표의 학위 취득과 관련한 돈으로 지출된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전씨는 △박 전 대표의 강제통폐합과 이사장 취임 등으로 인한 장물 취득 △재단비리와 관련된 김 아무개씨 등 4명과의 관계 △판공비 편법 처리 여부 △재단 부동산 사적처분 여부 등에 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기자회견 뒤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검증자료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쪽의 김재원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세력의 ‘보이지 않는 스케줄’에 따라 (의혹제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지만 정정당당하게 검증에 임할 것”이라며 “전씨가 제기한 의혹은 이미 1988년 영남대 관련 국정감사와 당시 수사 등을 통해 박 전 대표와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영남대) 재단의 이사장이나 이사는 봉급이나 판공비가 전혀 없었다”며 “장물취득 의혹 역시 영남대 설립과정에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씨는 “사과는 커녕 상관없다고 하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15일 다시 반박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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