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정 강연회에 참석해 연단으로 오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박근혜 가시돋친 ‘설전’
정부기관 ‘열차페리 검토’에 “별 문제 없다” 차별화
“맨 얼굴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지 않아야 당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는 2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강연에서 경선 맞수인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박 후보는 강연에서 “요즘 우리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그렇게 하려면 먼저 국가지도자를 포함한 지도층부터 깨끗하고, 도덕성에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화장 안한 맨 얼굴’이라는 뜻의 ‘쌩얼’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기자들)을 통해 맨 얼굴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지 않아야 진정으로 국민 앞에 당당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후보를 빗댔다. 검증을 ‘네거티브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이 후보 진영을 겨냥한 말이다.
박 후보는 강연 말미에선 “저의 아버지께서는 항상 ‘우리가 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할 수 있다’는 말씀은 했지만 단 한번도 ‘내가 할 수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이 후보를 비꼬았다. 이 후보는 정책토론회에서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말을 거듭하고 있다. 박 후보는 또 “같은 당 후보에게 근거없이 공작을 했다는 둥, 정부와 짜고 했다는 둥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 후보 쪽의 경부운하 보고서 조작 유포설을 반박했다.
캠프 인사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혜훈 캠프 대변인은 이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이 후보는 ‘정부가 대운하 보고서를 작성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성토했지만 서울시장 재직 시절 시정개발연구원이 경부운하를 검토했다”며 “정부를 질타하려면 시장 시절 본인의 똑같은 행위에 대한 답부터 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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