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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쪽 고소 취하할까 ‘주목’

등록 2007-07-09 11:43

김재정측 `당.캠프 요청시 소 취하' 시사
범여측 맞고소 경우 검찰 수사 계속될 듯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당 지도부의 고소.고발 취하 요구에 이 전 시장 측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당 입장에서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씨에 대한 한나라당 고발 사건이 선거 기간 내내 이회창 전 총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악몽'을 상기, 되도록 고발 당사자인 이 후보 측에서 소를 취하해 문제의 소지를 덮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이 전 시장 측에서는 내심 반기면서도 일단은 소송 당사자인 김재정씨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어떤 캠프 인사들은 상대후보의 의혹을 연일 언론에 공표를 해 골육상쟁을 유발하고 있고, 어느 캠프에선 검찰에 상대편 인사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정신나간 사람들이 모여있는 캠프같다. 오늘 당장 캠프 차원으로 고소.고발한 사건들을 모두 취소해 줄 것을 당에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우리 후보측이 감정적 대응을 해서 후보와 당의 운명을 검찰에 맡기는 꼴이 돼 버렸다"면서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난 고소.고발 사건은 즉각 취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 경선에 혀를 차고 있고, 저희도 창피해하고 있다"며 "서로가 비방하고, 비방의 한계를 넘어 음해하고 드디어 고소.고발로 경선 뿐 아니라 대선 구도 자체가 검찰의 손에 좌지우지되게 됐다. 대선관련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하고, 한달내에 끝을 낸다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정치사상 유례없는 것이며, 보이지 않는 손에 우리 모두의 운명을 맡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 역시 "(정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야당후보를 어떻게 하면 끌어내 볼까 혈안이 돼 있는데, 어떻게 캠프에서 아무 대책없이 말려들고 있는 것이냐"며 "즉각 고소.고발은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일단 캠프 차원이 아닌 이 전 시장 처남인 김재정씨 차원의 고소.고발인 만큼 캠프 차원에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면서도, 우선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고발은 캠프가 한 것이 아니라, 다스 김재정 사장이 자기네들 명예를 훼손해 억울하니까 밝혀달라고 고발한 것"이라며 "다만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대표를 비롯해 말씀하신 것들이 기본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선 고발한 측과 이야기해보라는 뜻인 것 같아서, 당의 분위기를 고발한 측에 전하기는 하겠다"며 "특정 캠프(이 전 시장측)가 자기네를 보호하기 위해 성급하게 행동한 점이 있다는 것은 옆에서 지켜보며 같이 느낀다. 앞으로 공작정치와 관계되는 것은 당이 책임지고 한다는 것을 특정 캠프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최고위원으로서 이 전 시장 캠프와의 거리를 두기 위해 `특정 캠프'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이것은 김재정씨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결정은 김씨가 해야한다"며 "검찰의 정상적인 수사에 대해서 우리는 전혀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측에서 소 취하를 요청하거나 만류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소 취하의 키를 쥐고 있는 김재정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용철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소 취하를 요청받은 바 없다"면서도 "캠프에서 (취하) 방침을 정한다면 거스르기 힘들지 않겠느냐. 그래도 인척관계인데, 캠프에서 요청을 해온다면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단순 명예훼손 사건이 아닌 의혹 사건으로 분류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며 본격수사에 나선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온 이 전 시장측이 김씨측에 당과 캠프의 입장임을 강조하면서 소 취하를 설득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소 취하를 하더라도 이 것이 곧바로 검찰 수사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에 의해 고소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맞고소 방침을 밝히면서 또 다른 소송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검증 공방이 잦아들 가능성도 크지 않다.

박 전 대표 진영이 당내부의 검찰 수사 우려 및 소 취하 요구에 대해서는 표면상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체적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훈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고소전을 벌인 것은 어리석었지만, 고소를 취하한다면 정치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하고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소를 취하한다면 땅 판 돈을 어디, 어떻게 썼는지 등 문제가 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이 후보가 반드시 직접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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