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과거와의 화해’ 시동건 박근혜

등록 2007-07-11 19:24수정 2007-07-12 10:2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오전 지난 1975년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의 미망인 김희숙(82)씨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집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오전 지난 1975년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의 미망인 김희숙(82)씨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집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의문사한 고 장준하 유족 찾아 장미 선물
부인 김희숙씨 “다시는 우는 사람 없도록”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서다 의문사를 당한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을 찾았다. 과거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만남은 박 후보 쪽이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장 선생의 장남과 친분이 있는 서청원 전 대표를 통해 미리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장 선생의 부인인 김희숙(82)씨가 살고 있는 서울 일원동 아파트를 찾았다. 광복군 출신인 장준하 선생은 1953년 월간 〈사상계〉를 창간해 박정희 정권과 맞서다 75년에 의문사한 대표적인 재야 민주인사다.

박 후보는 “장준하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뒤 오랜 세월을 혼자 지내시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느냐”고 위로를 건넸다.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정치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셨고 방법은 달랐지만 두 분 모두 항상 개인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셨다”며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게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손수 적은 메모를 보며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그 보상은 진정한 민주국가 안착에 매진하는 것으로 해주시기를 부탁한다”며 “정치적 목적에 따른 거짓 사과가 아니라 진정한 애국애족의 고민에서 나온 한 정치인의 마음의 표현을 전하는 일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는 과거지만 다시는 우는 사람이 없도록 해달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40여분 동안 이어진 만남의 말미에 박 후보의 손을 잡고 “딸처럼 여길테니 정치하다 하소연할 데가 없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말했고 박 후보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사과의 의미가 담긴 흰색과 빨간색 장미다발을 선물했고, 김씨는 장 선생의 자서전인 ‘돌베게’를 선물했다. 이날 만남엔 박 후보와 김씨를 포함해 서청원 전 대표, 이혜훈 대변인, 김씨의 며느리 등이 함께 했다.

이날 만남은 박 후보가 지난달 11일 출마선언 당시 밝혔던 과거와의 화해를 실천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캠프에선 유신에 반대하다 의문사를 당한 고 최종길 서울대 법학과 교수 유족이나 전태일 열사 유족, 인혁당 희생자 유족 등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하지만 일각에선 박 후보의 화해가 엄정한 과거사 재평가보다는 두루뭉술한 화합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