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후보 이기면 이재오·정두언·진수희·전여옥 배제”
이명박쪽 “초조함 발로”…김의원 “전혀 기억 안 나”
이명박쪽 “초조함 발로”…김의원 “전혀 기억 안 나”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 진영의 조직 총괄단장인 김무성 의원이 “당 경선에서 박 후보가 이기면 이명박 후보 쪽의 이재오, 정두언 의원 등 4명은 배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기독교방송(CBS) 노컷뉴스>는 14일 “김 의원이 지난 13일 저녁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이 지역 보도·편집국장들과 만나 ‘박 후보가 (경선에서) 이길 경우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모두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이재오, 정두언, 진수희, 전여옥 의원은 받지 않고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재오, 정두언, 진수희 의원은 이 후보 진영에서 박 후보를 공격하는 최전선에 서 있는 의원들이며, 전여옥 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측근이었다가 지난 12일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노컷뉴스>는 또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은 공천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후보 쪽은 발끈 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15일 성명을 내어 “박 후보 캠프엔 오직 경선 승리에 집착하는 증오의 깃발만 나부끼는가”라며 “박 후보 쪽이 본격적인 살생부 작성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살생부 4인방’ 중 하나로 지목된 진수희 의원은 “무슨 일을 해도 지지율이 역전되지 않는 데 따른 초조함의 발로로 이해는 하지만 안타깝다”고 은근히 비꼬았다. 이미 한차례 ‘공천 살생부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를 당한 정두언 의원도 “우리는 박 후보 쪽 의원들을 다 포용할테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그날 저녁 자리에서 ‘이재오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한 건 기억나지만 그 외엔 기억이 전혀 없다”며 “그 자리에 같이 있던 다른 편집국장들도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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