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민 위원장 “돌발질문 삼가라”…일부 위원 반발
한나라당 후보 검증청문회를 앞두고 당 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 내부서도 최종 질문항목 선정을 둘러싼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검증위 회의에서 검증위원인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박 후보는 과거 근화봉사단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 활동을 하며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을 정당화한 사실이 있다”며 “박 후보에게 꼭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 검증위원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2년부터 10여년 동안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총무로 노동운동을 하다 4차례 옥고를 치른 바 있다. 하지만 일부 검증위원들은 인신 공격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하며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에 인 위원장은 “대통령이 되려고 나선 박 후보가 이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질문이 빠진다면 검증위원 자리에서 사퇴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뜻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 이외의 ‘돌발성’ 질문에 대해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가급적 삼갈 것을 요구했으나, 검증위원 일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시간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일부 검증위원들은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박 후보쪽 의혹보다 훨씬 많아 3시간으론 부족하다며 이 후보의 청문회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다른 검증위원들은 “청문회 시간을 후보에 따라 달리 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고 맞섰다. 결국 검증위는 가급적 정해진 시간을 지키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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