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청문회’가 본래 목적…더이상 공방은 자해행위”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김종수 기자 [e-mail]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20일 오전 밝혀

‘19일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청문회’는 말 그래로 ‘검증청문회’였나? ‘해명청문회’였나?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본래 해명청문회 하려고 했었다니까요”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20일, 전날 당의 청문회가 ‘해명청문회’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아침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나와 “청문위원회가 검찰도 아니고 후보들로 하여금 직접 국민들에게 지금껏 제기된 의혹을 해명을 하라는 게 본래 목적이었다”며 “청문회를 통해서 후보들을 코너로 몰고 당황하게 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질문을 미리 알려준 청문회에 대해 문제지 미리 주고 기말고사 시험 치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해명청문회라는 게 본래 목적이었다. ‘해명청문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청문회가 아주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전날 열린 검증청문회의 검증위원으로 나서기도 한 인 위원장은 “양 캠프의 지나친 검증공방으로 인해 국민이 짜증을 냈다. 다른 당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하더라도 국민이 고운 시선으로 볼 것 같지 않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명박 경선후보와 박근혜 경선후보에 대해 “검증청문회도 끝난 마당에 서로 또 검증공방을 하면 자해행위이자 해당행위”라며 “이제 (검증공방을) 더 하면 안 된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불거진 내용을 가지고 다시 공격의 자료로 삼아서 어떤 공방을 벌일 경우”에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일이고 당의 명예를 손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당의 화합과 기강을 수립하는 차원에서 윤리위원회에서 엄중하게 다루겠다”고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청문회 파장’에 대해서 “후보들이 청문회에서 한 발언이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때는 상당한 파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사실을 후보들이 잘 알고 했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해명청문회’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한 ‘검증청문회’라는 발언을 하면서도, 스스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숨기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진솔하게 대답을 했지만 조금 더 진솔했으면, 조금 더 정직했으면, 사실대로 이야기 했으면 그런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이명박 후보는 재산문제가, 박근혜 후보는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미흡함을 지적했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한나라당 후보 검증위원장을 맡은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전날 언론에 후보자들의 자료제출 미비 등을 지적하며 청문회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19일 청문회에서 검증청문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두 후보에게 질의할 때는 두 후보에게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을 언급하며 경선 결과 승복 다짐을 받는 데 주력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