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 '감사원 문답서' 정치권 반응
서울 도곡동 땅이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소유라는 걸 알았다는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의 감사원 문답서 내용이 공개되자 이명박 후보 쪽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도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근혜 후보 쪽과 범여권은 이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파상 공세를 폈다.
이 후보 쪽의 박형준 대변인은 “그런 내용(김만제 회장의 발언)은 최종 감사보고서엔 나와 있지 않다”며 “이듬해 실시된 검찰 수사에서도 ‘혐의 없음’으로 이미 해명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주호영 비서실장도 “오늘 김만제 전 회장과 통화했는데 그가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김 전 회장이 ‘내가 이명박 후보 땅이라고 했다면 시중에 돌던 소문을 이야기한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후보 쪽은 이날 오후 내내 후보 사무실에서 장시간에 걸친 회의를 열며 대책을 논의했다.
박 후보 쪽은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감사원의 포철 감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땅임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이 후보는 이제라도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만일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9월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선거일까지 문서가 공개되고, 진상 조사위가 구성되는 등 연일 시끄럽게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쪽은 당 지도부에도 “진상조사위를 꾸려 조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 쪽은 이날 오후 최경환, 박세환 의원 등이 감사원을 방문해 무소속 김동철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박세환 의원은 방문 뒤 기자회견에서 “김 전 회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의 포철 임직원들이 조사를 받았다”며 “문답서에는 실제 땅의 소유자가 이명박 후보였다는 것은 아주 공지의 사실처럼 돼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감사관이 ‘특정인의 땅을 공공기관이 매입하는 것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고 묻자 피감사자는 ‘특정인의 부동산 투기를 조장해 주는 것으로 경제 정의상 좋지 않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윤호중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검증 청문회에서 ‘도곡동 땅이 내 땅이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답변한 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곡동 땅 문제 하나만으로도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지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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