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관리위 6일로 최종결정 미뤄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는 3일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후보가 대립하고 있는 여론조사의 설문 방식 결정을 6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이-박 두 후보 진영은 이날도 “절충은 없다”고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경선 불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구식 경선관리위 대변인은 이날 전체회의 뒤 브리핑에서 “질문 방식을 지지도로 하느냐, 선호도로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박관용 위원장이 양 캠프 쪽 인사들을 접촉해 중재안을 만들어 6일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경선관리위 산하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가 이 후보 쪽이 주장해 온 선호도 조사로 결정하자 박 후보 쪽이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강력히 반발한 것을 고려한 조처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8·19 경선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이명박 후보는 ‘선호도’ 조사(‘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를, 박근혜 후보는 ‘지지도’ 조사(‘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를 해야 한다며 맞서 왔다.
강용식 여론조사전문가위원장은 절충안으로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뽑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을 제시하면서, “박관용 위원장의 양 캠프 접촉 과정에서 하나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 쪽은 “외국 사례에서 보듯 반드시 지지도 조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쪽은 “더 양보는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경선관리위는 이날 △3개 여론조사 기관을 선정해 6천명 전화면접 조사 △재질문 없이 1회만 질문 △당일 저녁 8시까지 여론조사 완료(8월19일) 등 여론조사 관련 나머지 사항은 전날 전문가위원회 결정대로 확정했다.
한편,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도 두 후보는 대결을 계속했다.
이명박 후보는 “양파 껍질을 까면 뭔가 나올 것 같지만, 속엔 양파밖에 없다”며 박 후보 쪽이 제기한 ‘양파처럼 계속 나오는 의혹’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박근혜 후보는 “집 앞에서 대규모 공사가 벌어져도, 정작 돈은 개발 정보를 미리 챙긴 사람들이 벌어가지 않았느냐”며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공격했다.
황준범 기자, 청주/조혜정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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