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실무진들 투표율 분석 분주 “까봐야 안다”
“○○병원 암환자도 구급차로 투표 중, 최후의 1인까지 투표해 압승합시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일인 19일, 박근혜 후보 쪽의 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선거인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이번 경선이 생사가 걸린 한판 승부임을 진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날 캠프 사무실도 막판 득표전에 총력을 쏟았다. “대구 좀 바짝 올려주이소. 이래 나와갖고는 안 됩니다.” “○○지역은 괜찮은데요, △△지역이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끝까지 독려해주십시오.” 이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박 후보는 투표 마감 2시간 전인 이날 저녁 6시께 여의도 선거대책위 사무실을 찾아 “한 표 한 표가 당과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만큼 빠짐없이 투표해달라”고 마지막까지 투표를 독려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청에서 투표한 뒤 “부산진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카메라폰으로 찍다가 적발되는 우려스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한 심각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엔 자택에 머물며 대의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주말께 1천여명의 집중공략 대상 명단을 캠프에서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가 표 단속에 나섰다. 한 의원의 보좌관은 “아침부터 유권자들을 실어나르다시피 했다. 우리 지역은 투표율이 98%다”라고 말했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투표가 마감된 8시께 “94% 정도 개표한 시점에서 박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게 될 것”이라며 6% 포인트 이상의 승리를 장담했다. 실무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지역별 투표율을 따지며 유불리 계산에 분주했다. 일부는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강세인 20~30대의 할당치를 못 채웠다는 소문이 있다”며 낙관했고, 일부는 투표율이 높아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까봐야 안다”고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바탕한 ‘박풍’이 이 후보의 조직세를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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