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화합한마당’…경선 승복 서약도
19일 밤 전국 248개 지역에서 실려온 투표함은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 마룻바닥에서 뚜껑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하룻밤을 묵었다. 승패의 비밀을 간직한 이 투표함들은 밤새 한나라당 참관인, 후보자 대리인, 선관위 사무관, 경찰들로부터 삼엄한 호위를 받았다. 개표함은 20일 전당대회 개막선언보다 1시간45분 빠른 낮 12시15분부터 열린다. 서울시 선관위 직원 200여명과 각 후보별 참관인 10명, 당 참관인 10명 등 모두 260여명은 중앙 무대 왼쪽의 개표구역에서 표를 센다. 자동 검표기도 10대 동원된다. 개표구역엔 2m 가량의 장막이 쳐져 외부의 시선을 차단한다. 투표는 248곳에서 치러졌지만, 개표는 34개 광역단위별로 이뤄진다. “248개 투표함을 개별적으로 개표할 경우 특정후보의 우열뿐만 아니라 그 지역 당협위원장의 ‘성적’도 고스란히 드러나,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막자는 취지”란 게 당 선관위 쪽의 설명이다. 이 개표구역 한 켠엔 전날 리서치앤리서치(R&R), 중앙리서치, 동서리서치 등 3개 여론조사 기관이 조사한 모두 6000명 분의 여론조사 결과가 담긴 금고가 자리한다. 4시간여의 개표를 마친 뒤 4시30분께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의 입을 통해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이름이 발표됨으로써 이날 전당대회는 절정을 맞게 된다. 개표가 진행되는 4시간여 동안은 흥을 돋우고 경선 뒤 화합을 강조하는 공연과 행사들이 이어진다. 경선 파노라마 상영, 후보들이 참여하는 ‘화합의 토크 한마당’, 경선 결과 승복과 협조를 다짐하는 ‘아름다운 동행 서약식’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후보들은 오후 3시15분 부터 30여분 동안 무대에서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겪었던 애환과 일화 등을 나눌 예정이다. 서로들 할퀸 상처를 쓰다듬어주자는 취지지만 상채기에 새살이 돋기에는 30분이 너무 짧아보인다. 전당대회는 4시30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자 지명 뒤 당선자의 수락연설, 낙선 후보자들의 인사가 이어진 뒤 오후 5시께 막을 내린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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