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2일에도 외부 일정 없이 삼성동 집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도 선거대책위원회 마지막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집으로 찾은 40여 선대위 소속 의원과 실무진들만 만난 걸 감안하면, 이틀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칩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측근은 “외부 약속 없이 조용히 댁에서 쉬실 것”이라며 “공식 대외활동은 9월 정기국회 때 의정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년 여의 숨돌릴 틈 없는 경선 일정을 소화하면서 극도의 피로가 누적돼 심신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지지자들에게 감사 전화를 하거나 자택으로 찾아오는 일부 측근을 맞는 것 정도가 유일한 ‘외부 접촉’이라고 한다. 경선 때 자신을 도운 핵심 의원들과 식사를 하리란 얘기도 있지만, 측근들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말한다. ‘자파 의원을 모으려 한다’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탓이다.
한편,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날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 당시) 대표님은 4분의 1 가량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2천여 표를 이기고 있고, 절대 강세지역인 충·남북, 강원의 개표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선이 확실해 보인다는 보고를 받고 무대에 올라갔다”며 “내가 나중에 무대 위에 올라가 패배한 개표 결과를 보고했더니, 대표께선 ‘안 된 거죠? 알았어요’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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