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방무 맞아 “대통합은 모든 국민의 바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을 정면 반박하고 나서는 등 김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갈등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 동교동 집을 찾은 추미애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합은 나만 바란 게 아니라 여권을 지지하는 모든 국민의 바람이었다”며 “결국 우리를 지지하는 모든 국민이 대통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추 후보 쪽의 염동연 선대본부장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추 전 의원이 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것에 대해 “어려운 결단을 했다. 참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해 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한 추 전 의원을 칭찬하면서 대통합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은, 민주신당과의 대통합에 불참한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전직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는 “민주당이 햇볕정책을 부인하고 2차 남북 정상회담도 반대했다. 50년 전통에서 스스로 벗어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순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이 ‘평화노선을 어겼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국가 원로로서 체통을 지키고 정치개입 발언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비판은 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주자이자 책임있는 국회의원으로서 남북 정상회담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인데, 이를 문제삼아 정치행보를 하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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