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인사 노골적 독식…배려 전혀 없어” 성토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맺힌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응어리가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이방호 사무총장과 임태희 비서실장으로 당 진용을 짠 뒤 오히려 감정이 더 나빠지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 다수가 30~31일 전남 구례에서 열리는 당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박 전 대표를 비롯해 최경환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김재원·이혜훈 전 대변인, 김무성 허태열 김성조 김병호 의원 등 본부장급 의원들, 유정복 전 비서실장, 한선교 전 수행실장, 유승민 전 정책메지지 총괄단장이 불참의사를 표시했다. 겉으론 해외출장과 개인사정 등을 내세우지만 거부의 뜻이 짙다. 화합을 내세운 워크숍이 분열을 확인하는 반쪽짜리가 될 판이다.
애초 ‘아니꼽지만 참석하자’는 분위기였지만, 당직 인사 뒤 급격히 불참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이재오 의원의 사람인 이방호 사무총장을 내세우는 것을 보고 ‘이젠 노골적으로 독식을 하려 드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배려는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영남지역 초선 의원은 “연찬회에 토론도 없이 운하 설명회만 있다”며 “시끄러운 소리듣기 싫다는 식의 연찬회에서 무슨 화합이 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심상찮은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 의원은 “주초 캠프 핵심 의원들 5~6명이 모여 박 전 대표를 도울 수 있는 모임을 꾸리자고 뜻을 모았다”며 “시간을 두고 모임 이름이나 사무실 등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불안하다는 점 △경선 뒤 ‘당심’의 주인이 박 전 대표로 확인된 점 △ 승복연설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모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세력화라고 하기에는 이르다. ‘정권교체 복무’라는 명제가 절대적 힘을 얻고 있고, 이 후보의 지지도가 60%를 넘나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박 전 대표가 다음주 중 선대위 핵심 의원들을 불러 만찬을 하기로 해 주목된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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