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회 회장 변 실장 엄호해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 스캔들의 중심인물로 밝혀지자 조계종 총무원이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총무원 대변인인 승원 스님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총무원은 그동안 변 실장을 적극 엄호해왔다. 같은 조계종 안 여권인 장윤 스님이 변 실장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뒤 총무원 대변인인 승원 스님이 지난달 28일 총무원에서 잠적한 장윤 스님의 말을 대신 전하는 형식의 기자회견까지 열어 “장윤 스님이 변 실장의 회유나 협조 부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총무원 스님들은 변 실장 개입설이 불거진 뒤부터 “청불회(청와대 불자회) 회장으로서 선의를 가지고 불교계를 도와온 변 실장까지 왜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장윤 스님에게 불만을 토해냈다. 장윤 스님이 총무원 대변인을 통해 말을 바꿨던 것도 종단의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불교계가 이처럼 변 실장을 변호하고 나선 데는 그동안 진 신세 때문. 변 실장이 청불회 회장을 맡은 것은 전임 서주석 안보수석이 지난 1일 사임한 뒤부터지만, 그가 불교계와 인연을 쌓은 지는 오래다. 불교계에선 변 실장이 경제기획처 국장 시절부터 불교계의 민원을 잘 챙겨준 ‘고마운 인물’로 꼽고 있다. 변 실장 부부는 독실한 불자여서 평소에도 절을 자주 찾았으며, 많은 스님들과 친분 관계를 맺은 스님들의 부탁을 잘 들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조계종은 이번 사건을 통해 정권 실세한테 약한 모습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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