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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회창 “나는 커다란 공룡 앞에선 외로운 전사”

등록 2007-11-13 15:37수정 2007-11-13 15:52

전국순회 이틀째인 13일 오전 이회창 대선후보가 구미 박정희 전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 구미/연합뉴스
전국순회 이틀째인 13일 오전 이회창 대선후보가 구미 박정희 전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있다. 구미/연합뉴스
“맨발로 뛰어 나라의 품격 높이고 안보와 정체성 찾을 것”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13일 대구 엘디스 리젠트 호텔에서 열린 월남참전 전우회 대구광역시회 총회에 참석해 최근 자신의 출마와 관련된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과거처럼 큰 세력이나 돈이 없다. 맨발로 뛰며 이나라 제대로 되찾고, 이 나라 품격 높이고 안보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뛰고자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모임에는 월남참전 전우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 다음은 월남 참전전우회 연설문 전문

사랑하는 참전 전우회, 대구 시민 여러분. 이자리서니 감회가 아주 가슴 벅차다. 제가 대구 방문할때는 한 당의 총재로 그야말로 수많은 인재 참모들을 옆에 같이 서서 수많은 군중들이 모인 집회에서 연설 강연했다. 오늘 이렇게 조촐하나 정말 나라 걱정하는 여러분 모시고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져 과거와 비교하면서 벅찬 감격 느낀다.

대구는 말만 들어도 가슴줄기에 감동, 전율, 그리움과 추억이 흐르는 이름이다. 이리 말하면 또 지역주의 유발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대구는 정치하면서 제게 어찌 가야하고 신념을 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었고, 정치 떠나서도 계속 그리운 이름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참으로 마음에 만감이 교차한다. 연설문을 준비했으나 오늘은 그냥 몇가지 메모로 생각나는대로 말하고자 한다.

제가 정치에 나왔을때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이 비판과 공격을 퍼부었다. 왜 나오느냐. 큰 지지와 세력으로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게 돼 있는데 왜 느닷없이 나와서 이 보수 세력을 분열시키고, 정권 교체 위태롭게하는가 라면서 비판을 퍼부었다.

저는 커다란 공룡 앞에선 외로운 전사 같이 느꼈다. 한나라당이 그렇고, 조선 동아등 거대한 언론권력이 저에게 그야말로 심한 인격 살인 같은 비난과 공격을 퍼부어 대고 있다.

이런 욕을 먹으며, 개인적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면서 왜 나왔는가. 제가 만일 정말 대통령 되려는 욕심, 개인적인 명예 때문에 나왔다면 이런 무자비하고 막강한 공룡의 위협 앞에 포기하고 물러섰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막강하고 큰 세력, 노도와 같은 공격 비난이 올지라도 분명한 신념이 있고 이나라 바로세울 곧은 결심이 있어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저는 상식을 크게 깨서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뛰려고 나온 것이다. 국민의 힘으로 왜 이 나라를 바로 세우려 하는가, 그리고 누가 필요한가를 반드시 믿게 해 이기려 나온 것이다.

이제 우리는 마치 선진국이 된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거짓과 과장이 판친다. 경력을 속이고 정직한 것보다 눈치 빠르게 처신하는게 통하는 사회가 됐다. 학교에서 강한 학생이 약한 학생 괴롭히고, 이를 지적 못하는 비겁한 학생이 많은 사회, 이게 정상적 사회인가. 사회의 정직과 신뢰란 바탕이 허물어지고 있어 그렇다. 법과 원칙이 무엇인지 눈여겨 보지 않고 말하면 바보취급 당한다. 나라는 정직과 신뢰 법과 질서가 있어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월드뱅크 보고서보면 국가경쟁력 70%는 법치, 신뢰, 그리고 사유권제도로 되어 있다. 정직과 신뢰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바탕인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개인적으로 일일이 지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리더십으로 정직과 원칙,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누구나 때로 잘못하고 또 원칙을 어길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이를 시인하고 다시 일어선다면 국민은 그를 신뢰한다. 최소한 정칙원칙, 신뢰에 대한 원칙이 있어야 국민이 신뢰하는 지도자 될 수 있다. 이런 정신적 기반이 있어야한다. 잃어버린 10년 되찾자고 정권 교체하자고 한다. 정권 교체 해봤자 이런 나라의 기본 품격, 정신적 기반을 고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둘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정체성 이념 안보가 있고 그 위에서 우리는 경제가 있는 것이다. 안보는 뿌리이고 경제는 열매다. 뿌리가 썩으면 열매 맺을 수 없다. 경제만 살리면 다된다고 말한다. 여야할 것없이 모두 경제 살리기다. 안보를 정면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참전 전우여러분은 이역 만리서 신체를 국가를 위해 바쳤다. 이 자리엔 전사한 전우들도 같이 와 있다고 생각한다. 왜 이역만리서 몸과 생명을 던졌나. 그토록 생명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이 나라의 가치 정신적 기반이 흔들린다.

한나라당 경선과 상황을 보면서 적어도 국가 정체성과 남북 문제에 있어 잘됐든 잘못됐든 분명한 태도를 갖고 있어야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로선 부족하고, 불안하다.

우리가 정권 교체를 왜 해야하나. 대통령 한사람을 바꾸려고 하는것 아니다. 앞으로 5년은 참 중요한 시기다. 한심한 것은 저에 대해 보수 세력을 분열 분단 파괴한다는 사람과 언론의 태도다. 보라. 한나라당 지지율이 많을때 50%이고 보통 40이%었다. 저 출마뒤 합하면 60~70%됐다. 이게 어찌 보수세력의 분열 파괴인가. 우리는 국민이 뭘 원하는지 직시해야한다. 정치공학적으로 봐서 보수 분열이니 단시일, 단기안 적으로 볼 것이 아니다.

5년간 저는 정치 떠나 조용히 지냈다. 정당 대표라는 큰 틀에서 보던 시각을 떠나 홀로 밖에서 보다 깊고 멀리 이 나라 미래 걱정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 생각을 했다. 우선 보수는 기득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는 당 총재로, 그야말로 큰 당의 울타리에서 안주, 자만에 빠져 실패했다. 초심은 그렇지 않았다. 첫 마음은 겸손하고 열심히 하려는 마음 갖고 있었다. 어느새 큰 당 울타리서 자만에 빠졌다. 이제 보수 기득권 울타리서 벗어나야한다. 과거 무엇이 이나라 미래위해 필요하고 우리가 어떤 희생해야하는지 자문하고 행동해야할 때다.

보수는 현실에 안주해선 안된다. 현실서 뛰어나와야 한다. 보수는 수구 꼴통이라고 한다. 보수는 수구가 아니라 진부한 현실의 타파라고 생각한다. 대북 정책 햇볕을 말하면 진보고, 이를 잘못이라 말하면 보수라 한다. 햇볕 10년 동안 핵폭탄이 왔다. 그런데 이 정치세력은 이 기조를 끌고 가려한다. 남북관계 잘못 끌어온 정책 바꾸자는 것이 진보이지 그렇지 않은 게 어찌 보수, 수구인가.

저는 그야말로 낮은 곳에서 낮은 자세로 출발했다. 과거처럼 큰 세력이나 돈이 없다. 맨발로 뛰며 국민 속에서 제 신념, 이나라 제대로 되찾고 이나라 품격 높이고 안보와 정체성을 찾기위해 뛰고자 한다.

오랜만에 여러분 뵙고 처음엔 전우회의 사정만 말하려 연설문 작성했으나, 모처럼 왔는데 대구시에 관련된 부분, 꼭 드리고 픈 말씀을 드렸다. 지난 5년간, 어려울때 항상 힘 보태 주시고 저의 용기를 북돋워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대구/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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