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부처 공무원 34명 중 5명 동기동창 인선 ‘입길’
30일 발표된 부처 파견 인수위 전문위원 인선을 두고 이명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 의원은 현재 이 당선인 비서실 보좌역으로 있다.
이날 발표된 각 인수위 파견 부처 공무원 34명 가운데 5명이 정 의원과 고교, 대학 동기동창이었다.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발표된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정 의원과 경기고, 서울대를 같이 다닌 막역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있다. 경제 2분과의 윤수영 산업자원부 국장도 정 의원과 경기고, 행정고시 동기다. 김준경 전 KDI 부원장(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과 이용준 전 북핵담당대사(외교통일안보분과 전문위원), 최중경 재정경제부 세계은행 상임이사(경제1분과 전문위원)도 정 의원의 경기고 동기들이다.
이 때문에 인수위 안팎에선 “정 의원을 주축으로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박영준 인수위 총괄팀장이 인선을 도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인수위 인사는 “이번 인선에 정 의원 팀과 외부 자문교수 팀 등 2개 팀이 주축이 돼 작업을 한 것 같다. 그가 깊이 관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앞으로 있을 장관 등 국무위원 인선도 그가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반론도 적지 않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이번에 발표된 각 부처 전문위원들은 각 부처의 수석국장급으로 해당 부처를 파악하는 데 최적임자들”이라며 “누가 뽑아도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선대위 전략기획팀에서 정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한 인사도 “안팎의 견제가 많아 애초 정 의원이 짠 인사 안에서 많이 수정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논란 자체가 정 의원의 힘을 방증하는 만큼 인수위 안에서 앞으로 권력 투쟁 양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 이 당선인의 다른 핵심 측근들이 정 의원을 본격적으로 견제해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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