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쪽, 공천논란 씻고 화합 극대화 1순위 거론
박근혜 손사래…특근들도 “제의도 않고 흔들기” 비판
이경숙·사공일·정운찬 등 비정치인 출신 거론
박근혜 손사래…특근들도 “제의도 않고 흔들기” 비판
이경숙·사공일·정운찬 등 비정치인 출신 거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새 정부의 첫 총리로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핵심 측근은 7일 “당선인이 국정의 동반자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일단 총리 1순위는 박 전 대표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총리직을 수락만 해 준다면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당내 공천 내홍을 일거에 잠재우고 화합 이미지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 쪽에선 최근 박 전 대표가 중국 특사직을 수락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 한켠에서는 박 전 대표가 중국 방문을 하고 돌아오는 17일께로 총리 인선이 결정될 것이란 이야기도 돈다. 박 전 대표의 결심을 끝까지 기다린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아직 이 당선자 쪽은 박 전 대표에게 정식 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안이 이뤄진다 해도 박 전 대표 쪽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박 전 대표는 “당내에서 할 일이 많다”고 손을 내저은 상태다. 총리직을 수락하는 순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못해 국회의원직은 포기해야 한다. 게다가 자신이 원칙으로 주장해온 당-정 분리 원칙에 따라 측근들의 공천에도 발언할 기회가 막힌다. 더구나 새 정부는 총리의 위상을 조정자 구실로 ‘격하’하겠다고 밝혔다.
측근들도 부정적이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번에 총리직을 맡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리더’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쪽은 이 당선자 쪽이 박 전 대표에게 총리를 맡겨 ‘생색’을 낸 뒤 측근들은 대거 정리할 것이란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다른 한 측근은 “이 당선자 쪽이 제안의 주체 없이 유령 같은 제안을 흘리고 있다”며 “박 전 대표가 의원직도 맡지 못하게 만든 뒤 당권과 대권에서 완전히 멀어지게 하려는 일종의 정치적 고사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