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 만에 하루 쉬고…’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한달여 만에 하루를 쉬고 나온 인수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밀검증 덜 끝나”
‘여론 떠보기 아니냐’ 관측도
‘여론 떠보기 아니냐’ 관측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한승수 유엔기후변화 특사를 지명하기로 하면서, 사실상의 단수 후보였던 한 특사의 총리 인선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실제 이 당선인은 지난주 초 한 특사를 총리에 내정했고, 24일엔 직접 만나 ‘통보 절차’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고도 공식 발표까지 나흘을 더 끈 셈이다.
측근들은 일부러 발표를 늦췄던 게 아니라 검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막판 정밀 검증 절차가 덜 끝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기류가 바뀐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첫 총리로 혹독한 인사청문회가 예상되는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식으로 검증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당선인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인 스타일로 볼 때 24일 한 특사와의 만남 이후엔 과거에 관한 검증보다는 ‘과연 이 사람이 총리로서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능력에 관한 고민을 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 문제에선 유독 장고를 거듭하는 이 당선인의 습관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 측근은 “인사 문제는 정말 신중하고 늦게 결정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지난주 ‘발표를 하자’고 건의했으나 이 당선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여론을 떠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었겠느냐는 관측도 한다. 언론에서 미리 총리 내정자로 한 특사를 점찍어 보도한 만큼, 이후 여론 흐름까지 살펴본 뒤 공식 발표를 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안을 다룰 2월 임시국회 개회일(28일)에 맞춰 발표해 국회를 배려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란 계산도 했음직하다.
성연철 황준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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