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징역형 부담…서청원도 지역구 꿈 접어
벌금형 김무성·박성범 등은 공천 신청
벌금형 김무성·박성범 등은 공천 신청
5일 마감한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 신청에선 부패 전력자에 대한 당규 해석 결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부패 전력자들은 공천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출마 꿈을 접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인 김현철는 이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고민을 참 많이 했으나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새 정부가 국정을 힘있게 추진하는 데도 부담이 될 것 같아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내 심경을 추스르는 일이 더 급하다”고 짙은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한나라당 공천이 안 될 경우 무소속 출마는 안 하겠다고 한 말은 반드시 지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998년 한보 비리 관련 조세포탈 혐의와, 2004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두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아 ‘공천 신청 자격 금지’에 해당됐다. 김씨는 경남 거제에서 출마할 뜻을 내비쳐 왔다.
2002년 대선에서 1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 당규에 해당됐다. 서 전 대표 쪽은 “애초 지역구 출마에는 뜻을 두지 않았다”며 “비례대표 신청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월 말께 비례대표 의원 공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역시 같은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김영일 전 의원도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는 경남 김해에 출마 예상자로 거론돼 왔다. 김 전 의원 쪽은 “애초 출마에 뜻이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공천 갈등의 한가운데 있던 박근혜계 좌장 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공천 신청을 했다. 그는 96년 공용주파수통신 사업자한테서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규가 벌금형보다 높은 금고형 이상으로 해석되면서 ‘걸림돌’이 없어진 것이다.
친이명박 쪽으로 분류되는 박성범 의원도 지난 4일 공천 신청을 마쳤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후보한테서 공천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4년 총선 때 지역 시의원한테서 후원금을 받아 8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김석준 의원도 공천 신청을 끝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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