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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글도 못뗐는데 영어유치원으로…

등록 2008-04-02 20:31수정 2008-04-02 20:33

입시업체 토피아(TOPIA)가 지난달 28일 경기 분당 정자동 주택전시관에서 연 ‘캐나다 단기유학 설명회’에서 강사가 현지 학교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입시업체 토피아(TOPIA)가 지난달 28일 경기 분당 정자동 주택전시관에서 연 ‘캐나다 단기유학 설명회’에서 강사가 현지 학교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들어가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조기유학 설명회도 후끈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 결혼식장, 초·중학생 학부모들이 빼곡히 자리를 메운 가운데 캐나다 단기유학 설명회가 열렸다. 학비로만 한해 5천만원 가까이 들지만 영어 유학에 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지난해보다 부쩍 늘었다는 게 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초등 4학년 학부모 임아무개(41)씨는 “아이가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영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 해 1년 정도 외국에 보낼까 한다”며 “정부가 영어를 강조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크더라도 보낼까 한다”고 말했다.

‘영어 공교육 강화’, ‘고교 다양화 300 프로그램’ 등 공교육 만족도를 두배 높이고 사교육 부담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이, 사교육비를 줄이기는커녕 훨씬 높일 것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온다. 영어 조기유학 설명회가 줄을 잇고 한글도 제대로 못익힌 유아들이 영어 유치원에 줄을 선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영어 몰입교육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다.

10여년 전부터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난 영어 유치원 열기도 뜨겁다. 한달 학비가 100만원 가량 들지만 유명세를 타는 일부 유치원은 몇 달을 기다려야 입학이 가능하다. 서울 강남구 ㅋ영어유치원 원장은 “영어를 강조하는 새 정부의 영어 정책 덕분에 입학 상담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영어유치원은 서울 강남 지역에서 강북과 지방으로 확산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 100곳, 기숙형 공립고 150곳 등을 세우겠다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그램’은 사실상 고교 입시를 새로 부활시킬 태세다. 성적 우수 학생을 따로 모아 교육시키는 고교가 250곳이나 새로 생기게 돼, 중학교 때부터 이들 고교에 입학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때맞춰 시·도 교육청의 과속 질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초·중·고교 100~150곳을 선정해 영어 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 몰입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올해 초·중·고교 6곳을 선정해 영어 몰입교육을 시범 실시하고 이른바 ‘특수목적중학교’인 국제중학교도 2곳 만들 계획이다.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아무개(43)씨는 “영어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정부에서 너무 과도하게 강조하니 학생·학부모 불안이 크다”며 “다른 과목들은 무시한 채 영어만 강조하는 게 올바른 것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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