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일괄복당’ 주장 13일 만에 첫 기자회견
당내 주류 따돌림·돈 공천 ‘난국’ 수습 나설듯
당내 주류 따돌림·돈 공천 ‘난국’ 수습 나설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침묵을 깨고 25일 기자간담회를 연다. 지난 11일 탈당 친박 인사들의 ‘즉각적인 일괄복당’을 주장한 지 13일 만에 입을 떼는 것이다.
그의 기자회견은 최근의 궁색한 처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영남지역 ‘친박 바람’을 업고 정국의 중심에 복귀했으나 그 뒤 냉담한 당내 주류 분위기 탓에 점점 구석으로 떠밀렸다.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라고 칭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총선 뒤 박 전 대표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 22일 18대 의원 당선자 만찬에선 거듭 “어느 정당에도 경쟁자는 없다”고 박 전 대표를 제쳐뒀다. 강재섭 대표도 “탈당 친박 인사의 복당은 절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의도적으로 박근혜 따돌리기를 하는 것 같다. 아예 그를 제쳐두고 판을 짜려는 것 같다”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게다가 박 전 대표가 복당을 주장했던 친박연대가 ‘돈 공천’ 파문에 휘말린 탓에 안팎으로 옹색한 처지에 놓였다.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은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탈당이나 당 대표 출마 등 중대 발표는 아니다”라며 “다만 최근의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과 보도에 관해 정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관해선 ‘민의에 따라’ 7월 전당대회 전 복당을 거듭 주장하는 한편, 친박연대의 돈공천 시비에 관해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신이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에 ‘복당에 행동 통일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일도 설명할 것 같다.
반면에 다른 한 측근은 “△전국 정당화 실패 △당 지지율 하락 △당정 조율 미비 등에 관해 거듭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좀더 강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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