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기업농만 살고 다수 소농민 죽으라는 것”
민주당 “1억짜리 소 먹을 국민 얼마나 되겠나”
민주당 “1억짜리 소 먹을 국민 얼마나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한우 고급화’ 방안에 대해 일반 축산농가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전충남한우조합장 이두원(45)씨는 “빚, 사료값, 소값 3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인데 무슨 경쟁을 해서 이기라는 말이냐”며 “정말 농촌 현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한우 60마리를 기르는 축산인인 이씨는 “과거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 들어왔나, 한우가 수입산 쇠고기에 맞서 품질로 경쟁 안 한 적이 있나”라며 “대통령이 말하는 건 전면 개방에 따른 단편적인 피해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실제 농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농 구례농민회 정정섭(45) 회장은 “화우 얘기는 소수 기업농만 살고 다수 소농민은 다 죽으라는 것이냐”며 “이전 정권들은 축산농가를 살리겠다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이 정권은 강남의 부자들만 생각하며 정책을 편다”고 비판했다.
경북 의성에서 10년째 소 30마리를 키워온 김상권(40)씨는 개방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소값이 또 곤두박질치게 됐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10년 전에 소 한 마리로 시작해 빚 수천만원을 내가며 30마리까지 불려나갔다”며 “시장에 내다팔아야 하는데, 값이 폭락하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야당도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경제가 뒷걸음질치는 상황에서 언제 4만달러가 되고 한 마리에 1억원 하는 소를 먹을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도 “고급화된 한우를 먹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 한우 고급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이런 즉흥식 제안이 몰고올 파장을 이 대통령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대전/구대선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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