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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대통령의 ‘박근혜 트라우마’와 ‘친박 복당’ 대결

등록 2008-04-28 08:05수정 2008-04-29 22:00

끝나지 않은 이-박 ‘대결’
이, 후보 경선때 ‘곤혹’…계파 논란에 ‘서운’
친박 수사·교섭단체 여부·전대 결과가 변수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 때문에 여러 차례 혀를 내둘렀다. 박 전 대표는 합동연설회에서 이 대통령을 살벌하게 공격한 뒤에 자리에 앉으며 ‘씨익’ 미소를 짓곤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까지 “아직도 경선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당내 친이-친박 논란에 대한 서운함에서 나온 말이지만, 경선 당시의 ‘박근혜 트라우마’가 아직 치료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이명박-박근혜의 싸움이 라운드를 바꿔가며 계속되고 있다. 1라운드는 지난해 8월 후보 경선이었다. 2라운드는 이회창 총재가 출마 선언을 한 11월 초였다. 이명박 당시 후보는 ‘국정 동반자’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1승1패였다. 3라운드는 공천 파동과 친박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다.

두 정치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맞수’가 결코 아니다.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표는 정치적 비중을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불안정한 관계 설정이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민심’과 ‘당심’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부속 여의도연구소가 복당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연대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므로 복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가 44.5%,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인위적 정계개편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가 45.5%였다. 한나라당 지지자는 56.0%가 복당에 찬성, 33.5%는 복당에 반대했다. ‘당심’에서는 박 전 대표의 ‘화합론’이 확실히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자신도 이런 여론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지난 25일 “친박 당선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전당대회 때문이라면 내가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결국은 ‘사적 감정’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에게 ‘당신 속이 너무 좁은 것 아니냐’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셈이다. 이어 26일에는 대구 달성군이 주최하는 ‘비슬산 참꽃제’에 참석해, “민의를 따라 가야 한다”고 했다.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익명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최근 그 문제를 논의하거나 방침을 세운 일이 없다. 당에 맡겨둔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그런데 박 전 대표 쪽에서는 개원 전 복당을 요구하고 있다. 고민이다.”

이 대통령의 답답한 처지가 읽혀진다. 복당 문제를 결정짓는 변수로는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친박연대에 대한 검찰의 수사다. 서청원 대표가 구속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한나라당이 친박연대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수사가 어느 선에서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둘째,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의 교섭단체 등록 여부다. 친박연대는 14명, 무소속 연대는 12명이다. 20명을 채우려면 행동통일을 해야 한다. 무소속 연대에서는 김무성 의원만이 교섭단체 등록을 주장하고 있다. 합당은 하지 않고, ‘미래연대’ 등의 명칭으로 교섭단체 등록을 한 뒤에 한나라당에 복당 압력을 넣자는 구상이다. 그런데 다른 무소속 당선인들은 서청원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셋째,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결과다. 대표와 최고위원직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안상수 원내대표나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면 친박 인사 복당이 어렵게 된다. 반면에 친박 성향의 최고위원이 많이 당선되면 한나라당 내부에서 복당론이 세를 얻게 된다.

복잡한 실타래를 간단하게 풀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이외에는 없다. 권영세 사무총장을 비롯해 당내 온건파들은 두 사람의 ‘화해’, 특히 이 대통령의 ‘포용’을 촉구하고 있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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