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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눈흘김’에 입 닫는 한나라당

등록 2008-09-09 13:57

원구성·어청수·종교편향금지법 등 저자세
굳어지는 당-청 수직구조에 당 열패감 팽배
“비실세 지도부 한계”…‘형님 입김’ 원망도
청와대의 눈흘김에 한나라당이 또다시 입을 닫았다. 거듭된 당의 ‘굴신’에 당-청 간 수직구조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하루 앞둔 8일, 당내에선 ‘청와대가 꿈쩍도 않는다’는 열패감이 팽배했다. ‘추석 전 어 청장 경질 불가피’란 당내 기류는 “총대를 멘 사람을 자르면 누가 일을 하려 하겠느냐”, “퇴진이 능사는 아니다”는 등 청와대 주장에 동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주호영 의원이 지난주 청와대에 들어가 ‘어 청장 경질 불가’란 말을 듣고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와대가 애초 당의 요구대로 공무원의 종교차별금지를 법으로 규정하려던 태도를 바꿔 공무원 복무규정에 넣으려 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허탈해했다. 한 서울지역 초선 의원은 “어떻게 당의 요구를 내거는 족족 거부하느냐. 당이 청와대 하부 기관이냐”고 말했다.

당-청 간 ‘하명’ 구조는 새삼스런 게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 7월 당의 대북특사 제안을 당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지난달 타결 직전까지 갔던 여야 원 구성 협상 역시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 특위에서 장관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위법이다”며 강경한 태도를 표시해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그때마다 “특사 제안을 한 적이 없다”, “인사청문 절차는 청와대가 맞다”며 ‘저자세’로 일관했다. 한 수도권 출신 당직자는 “말이 좋아 당-청 관계지 엄밀하게 말하면 청-당 관계다”고 비꼬았다.

당내에선 ‘비실세’ 지도부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박희태 대표가 친이계의 도움으로 대표가 된데다 당권 대권 분리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이미 예견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원외 대표의 한계를 짚기도 한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현역 의원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의원들의 힘을 얻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애초 2주마다 한 번씩 열기로 한 대통령과 당 대표의 주례회동도 지난달 12일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청와대와 일정이 맞지 않아 추석 뒤에나 회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의 처신을 당 무력화의 원인으로 꼽는 의견도 있다. 한 영남지역 초선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은 곧 청와대와 교감한 것으로 해석되는데도 이 의원이 말을 아끼지 않는다”며 “당을 자꾸 희화화, 형해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력한 초선들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천 과정에서 계파의 위력을 체득한 초선들이 좀체 청와대를 향해 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꾸려진 초선 모임 민본 21의 한 의원은 “이대로 역동적이지도 않고 무력하게 가면 국민들이 당에 채찍을 가하게 된다”며 “대표에게 더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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