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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직불금, 제 발등 찍었다” 낭패감

등록 2008-10-16 20:04수정 2008-10-17 09:57

쌀 직불금을 부당하게 타낸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가운데)이 16일 오후 충남 태안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충남도 국정감사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태안/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쌀 직불금을 부당하게 타낸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가운데)이 16일 오후 충남 태안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충남도 국정감사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태안/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소속의원 2명 ‘수령’ 소식에 “부자당 인상 굳어져”
당 일부·청와대선 “홍 대표 너무 나갔다” 불만도
홍 대표 “고위직 3% 정도만 문제”

“쌀 소득보전 직불금 문제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한 한나라당 초선의원)

한나라당이 16일 낭패감에 휩싸였다. 쌀 소득보전 직불금 불법 신청·수령자들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언급하며 목청을 높였다가, 한나라당 소속 김성회, 김학용 의원이 직불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탓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공무원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홍준표 원내대표는 “쌀 직불금 제도가 시작된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3년 동안 총 3조4천억~3조5천억원이 지급됐는데, 이 가운데 잘못 지급된 국가예산은 즉시 환수해 농민 대책을 세우는 데 써야 한다”고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같은 당 의원들 문제엔 “법적으로 문제없다. (잘못됐다고 모는 게) 마녀사냥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순진하잖냐”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직불금 문제에 관해 입을 닫았다.

의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한 중진의원은 “‘한나라당은 역시 부자당이다’란 일반 국민들의 이미지만 강화하는 꼴이 됐다. 당이 점수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영남지역 의원은 “당 지도부는 쌀 직불금 문제를 내세워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 문제나 <와이티엔>(YTN) 사태 등 악재에 대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 같은데 되레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 같다”며 “성난 농심이 이제 당으로 향할 것 같다.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직불금 부당 신청·수령자 적발과 징계가 용두사미로 끝나면 당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쌀 직불금 정국을 주도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향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실컷 (칼을 들어) 푹 찌르고 돌아보니 자기가 거느린 병졸이 쓰러진 것 아니냐. 두루 돌아봤어야 하는데 전략적이지도 치밀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 본인도 전날 두 의원의 쌀 직불금 수령 소식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청와대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 청와대 핵심 참모는 “홍 원내대표가 쌀 직불금 문제에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다. 당정 간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수습’에 나섰다. 그는 “전체 고위 공무원단(1~3급) 가운데 60~70명 정도만이 가족 등의 명의로 쌀 직불금을 받았고, 이 가운데 3%(2~3명) 정도만 문제인 것으로 행정안전부의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어제) 본인이 직불금을 받았다고 했던 3명의 고위 공무원 가운데 1명은 이미 퇴직했고, 1명은 올해 신청자였다”고 말했다. 결국 1~3급의 고위 공직자 중 쌀 직불금 수령이 ‘문제’가 되는 이는 3~4명의 극소수에 불과하게 되는 셈이다. 그는 또 “형사처벌까지 받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그는 “경우에 따라 사법처리하겠다”고 호언했다. 쌀 직불금 부당 수령에 대한 직불금 환수 완료 시기 역시 “언제가 될지 모른다”고 답했다. 한 당직자는 “홍 원내대표가 너무 나갔다. 수습을 어떻게 할지 …”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성연철 권태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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