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 “나는 4·19 방관자였다”

4월회’ 초청 강연서 ‘참회’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나는) 4·19 혁명의 참여자가 아니라 방관자였고 비겁한 사람이었다는 낙인을 스스로 찍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4·19혁명 당시 학생운동 주역과 후대들로 구성된 ‘4월회’ 초청 오찬 강연회에 참석해 “참회의 길을 좀 더 걸어야 여러분들과 같이 4월회에 들어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황천모 부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서울법대 4학년 재학중이던 4·19 혁명 당시 자신은 시골에서 고시를 준비중이었고, 행동을 한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4·19 기념일이 올 때마다 내 자신에 대한 엄청난 회한과 모멸감이 떠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4·19 기념일에 (국립 4.19묘지가 있는) 수유리에 가서 참배할 때마다 남다른 죄책감에 젖어서 언젠가는 이 얘기를 토로해야만 마음의 부담이 덜어질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그는 “4·19 혁명만은 정권을 탐한 혁명이 아니었다. 그만큼 순수했고, 그 때문에 더 감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그 이후에 혁명인지 쿠데타인지 있었지만 모두 정권을 탐하는 그런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야당은 국정을 이끌어 가는 수레바퀴의 하나”라며 “우리가 다수당이지만 일방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타협의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의 신조는 ‘정치는 타협이다’는 것”이라며 “타협이야말로 가장 좋은 정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성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