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오른쪽)이 2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 정부의 안착을 위해 책임의식과 소명의식, 역사의식을 가진 분들이 필요하다”며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강조하고 있다. 왼쪽은 조윤선 대변인. 김진수 기자
인적쇄신 요구…“이재오, 재보선 생각없어”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일 “정권을 반드시 살리겠다는 소명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당·정·청의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그는 “이재오 전 의원도 새 진영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중용해야 한다”고 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초 70~80%이던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 30% 안팎으로 주저앉은 것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 공직자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며 “개각뿐 아니라 청와대 비서진도 포함한 전폭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은 최근 복귀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아 그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파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이라며 “이 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소양이 있어 중용돼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의원뿐 아니라 대통령과 피땀 흘린 정두언 의원, 이방호 전 의원 등도 이제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각의 폭과 시기는 “금융 위기 뒷수습 등의 과제가 있어 연내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의 발언은 집권 10달째임에도 지리멸렬한 현 정권 국정운영에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는 절박함인 동시에 뒷전으로 밀려난 ‘이재오계’의 소외감 표시로 보인다. ‘월박’ ‘복박’이란 말이 공공연할 정도로 박근혜 전 대표 쪽 세력이 팽창하는 당내 정치 지형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친박의 반발 때문에 ‘개국 공신’의 전면 복귀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 최고 실세인 ‘형님’ 이상득 의원 쪽 역시 “친박 쪽과 정쟁에 말릴 수 있다. 여론이 어떨지 걱정이다”고 미지근한 반응이다.
한편, 미국에서 이재오 전 의원을 만나고 돌아온 진수희 의원은 이날 “재보선 출마설 등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전달했지만 재보선 생각이 별 염두에 없는 듯 언급이 없었다”며 “위기일수록 움츠리지 말고 대통령과 당 지도부 중심으로 뭉쳐 과감한 개혁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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