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깽판? 말조심하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심의를 받을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느냐.”
국회를 비아냥거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에 이어 여당 원내대표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3일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윤 장관에게 “입법부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말씀을 조심해서 해달라. 여야 의원들이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장관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국회가 깽판이라 (기업과 노동자에게) 세제혜택을 못 주고 있다. 국회가 저 모양이라 민생법안 처리가 안되고 있어 참 안타깝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 장관은 지난 18일에도 “입법부가 나라의 이익과 장래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돌아봐 달라”고 말했다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더니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니까 장관들까지 국회를 거침없이 폄하하고 있다”고 비판받은 바 있다. 홍 원내대표의 이날 지적에 대해 윤 장관은 “오해가 많다”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가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정부가 최근 발표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인하 방안도 재검토해달라고 윤 장관에게 주문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는 자칫 투기하는 사람들에게 감세 혜택을 줄 수 있어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윤상현 대변인이 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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