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상위 10인
모금 액수도 ‘정권교체’…한나라 두배 늘고 민주 5억 줄어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해당 지역 구청장이나 시·도의원 등으로부터 ‘보험성’ 후원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자의 직업이나 신원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행태도 되풀이됐다. 이런 실태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08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지출 내역’ 자료에서 드러났다.
■ ‘보험성’ 후원금 여전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서울시의원인 김현기씨와 서정숙씨에게 각각 500만원과 35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공 최고위원은 강남구의원인 오완진씨와 김승돈씨에게서도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같은 당 고흥길 의원도 장대훈 시의원에게 350만원을 받았다. 같은 당 정의화 의원은 지역구인 부산의 김은숙 중구청장에게서 200만원을 받았고, 이사철 의원도 지역구 시의원과 보좌관에게서 각각 500만원과 410만원을 받았다. 정갑윤 의원은 지역 중구청장에게서 300만원을 받았다. 김기현, 임해규, 최구식, 조진래 의원 등도 지역의 시의원과 광역의원에게 후원금을 받았다. 민주당에선 강기정 의원이 지역의 전갑길 광산구청장에게 500만원을 받았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후원금은 권력관계에 따른 ‘보험금’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후원자 중에는 신원을 아예 밝히지 않거나 회사원(570건), 자영업(535건)이라고 모호하게 표기해 신분을 감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의원들 사이의 ‘품앗이’도 눈에 띄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같은 당 허태열 최고위원에게서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받았다. 같은 당 정두언 의원은 같은 당 진성호 의원에게 500만원을, 유정복 의원도 김선동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민주당에선 김재균 의원이 주승용 의원에게서 500만원을 받았다.
■ 한나라당 정권교체 효과
한나라당은 지난해 정권교체와 총선 압승으로 후원금 모금 총액이 400억원으로 2007년 208억원보다 거의 두 배(92%) 가까이로 늘었다. 반면 민주당은 17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억원이 줄었다. 그 뒤를 자유선진당(27억원), 민주노동당(10억원), 창조한국당(2억5천만원)과 친박연대(2억5천만원)가 이었다. 국회의원의 후원회 모금액은 총 634억429만원으로 전년도의 414억3943만원보다 53.0%나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안효수 중앙선관위 공보과장은 “대선이나 총선 등이 있는 해엔 지역구 의원은 3억원(선거가 없는 해는 1억5천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어 지난해 총액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성연철 최혜정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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