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13일 오전 한 경호원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김해/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점 치닫는 박연차 수사 정치권 공방
민주당, 이상득 의원·천신일 등 수사 미흡 성토
한나라당 “노 전대통령에 필요한 건 고백” 맹공
선진당 “수사 불공정땐 특검여부 급물살 탈 것”
민주당, 이상득 의원·천신일 등 수사 미흡 성토
한나라당 “노 전대통령에 필요한 건 고백” 맹공
선진당 “수사 불공정땐 특검여부 급물살 탈 것”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치닫는 검찰 수사와 이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반박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한창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편파 수사’를 성토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는 불러 조사를 하면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받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 등에 대한 수사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 회장이 2007년 대선 전에 박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편파 수사에 대한 불신은 고조됐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을 통해 로비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두언 의원이나 이상득 의원은 검찰이 소환 계획도 없다”며 “죽은 권력에 대해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에 검찰권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회장에 대해서도 “박연차 회장이 천 회장에게 대선 기간 전후로 10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도되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30억원을 빌려주었다고 한다”며 “‘대통령의 남자’에 대해서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의 속도는 단거리 달리기를 보는 것 같은데,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핵심인 현 정권의 초특급 실세에 대한 수사는 달리기를 거부하는 선수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의 행태를 집중 비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에스비에스> 라디오 전망대에 나와 “노 전 대통령이 100만불은 부인의 책임이고 500만불은 아들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라며 “(박연차 회장이) 가족 공동체의 대표인 아버지를 보고 돈을 준 것이지 아들을 보고 돈을 주었겠느냐. 가장이 포괄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편파수사 주장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것은 권력 비리인데, (박연차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만으로 검찰 수사를 한정하라는 야당의 요구는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노 전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과 방어가 아니라 자기 고백이다”며 “검찰이 성역없이 조사를 하고 있으니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훼방 놓지 말라”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검찰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한국방송>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서 “어쨌든 남자가 자꾸 안에다 책임을 미는 점은 좀 전직 대통령답지 못하다”면서도 “(검찰이) 산 권력에는 아주 약하고 죽은 권력에만 잔인하다는 소리가 진실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검찰의 설 땅은 없어지고 특검 여부가 아주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성연철 이정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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