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공식 언론 접촉 “이제 현안에 말할때 됐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정치인으로서의 발걸음을 다시 떼었다.
이 의원은 10일 은평구에서 열린 은평갑 당원협의회 국정 보고대회에서 “민주당이 (언론관련법과 비정규직법에 관해)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를 독재라고 비판한 것에 관해서도 “만일 현 정부가 독재 정부였다면 그대로 뒀겠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3월 귀국한 그가 당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엔 자신이 객원교수로 있는 중앙대학교에서 ‘세계화, 동북아, 한반도’를 주제로 한 동북아 미래포럼 국제학술회의의 기조연설을 한다. 연설 뒤엔 기자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귀국 뒤 여야 관계 등 국내 정치 상황에서 뭐가 문제며 어떻게 바로잡을지 파악해 왔다”며 “이젠 현안에 관해 말할 때도 된 것 같다”고 했다. 7월 하순께부터는 보름여 일정으로 영호남 농공단지를 돌며 농촌·공장 봉사활동을 하고, 이후엔 제주와 전주, 순천 등에서 초청강연을 할 작정이다. 7월 말께는 미국 생활과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담은 자서전 <나의 꿈, 조국의 꿈>(가제)을 펴낸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보폭 확대를 두고 한나라당 복귀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꼭 당이나 정부의 자리에서만 정치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당대회 출마는 전혀 생각이 없다”며 당 복귀설을 부인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앞으로 강연 등을 통해 정치인 이재오로서 자유롭게 활동 공간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의 당 복귀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10월 은평을 재선거가 안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전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당 복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돕는 길은 당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전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 참여 구상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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