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전대표 생각과 다른” 당론 곤혹
친박쪽서도 “당론 따르겠다” 목소리
친박쪽서도 “당론 따르겠다” 목소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진 형국이다.
박 전 대표는 21일 한나라당이 공개한 언론관련법 당론에 공개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와 완벽하게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당론에 박 전 대표는 마뜩잖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구독률’ 25% 이상의 신문사는 방송 진출을 할 수 없다고 한 당의 이른바 사전 규제 대목이다. 이대로라면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모든 신문들이 방송에 진출할 수 있다. 허울뿐인 사전 규제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매체 합산 시장점유율 30% 제한’이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여론 독과점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당론은 박 전 대표의 이런 취지가 반영되지 않았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여론의 독과점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한다”며 “이 부분은 결정적으로 박 전 대표의 생각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분은 한나라당의 여론수렴 없는 강행처리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여야 합의와 대국민 홍보 설득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21일에야 공식 당론을 공개했고 여야 합의가 안 되면 25일 임시국회 회기 전까지 이 안을 직권상정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나흘 만에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충분한 여론 수렴이 안 된 부분은 박 전 대표도 부담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안에 관해 선진당이 동의한다고 밝혔고, 친박 진영에서도 당론을 따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은 박 전 대표의 고심을 깊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당론이 내키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를 거듭 거부할 경우 “발목만 잡는다”는 비판의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다시 자신의 의견을 밝힐지, 아니면 침묵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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