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포기 비쳤다가 뒤집어
‘민심 잡으려 거짓 액션’ 지적도
‘민심 잡으려 거짓 액션’ 지적도
한나라당이 28일 비정규직법 시행 유예안 포기를 시사했다가 반나절 만에 이를 부인하는 소동을 벌였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유예안에 집착하지 않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겠다”며 “이번주 노동부와 당정회의를 열어 근본 대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즉각 그동안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비정규직법 시행 1년6개월 유예’를 포기하겠다는 뜻이란 해석을 낳았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부·여당이 비정규직 고용 기간 연장이나 법 시행을 유예하는 식의 편향된 주장을 해오다가 이제야 제정신이 든 것 같다”며 환영했다.
그러자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예안을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적극 진화에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기존 당론인 법 시행 1년6개월 유예를 그대로 유지한 채 비정규직법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서 근본적 문제 해결도 함께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단 법 시행 1년6개월 유예는 당론이지만 새로운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안 원내대표와 조금 다른 기류를 전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한나라당이 사실상 1년6개월 유예안이 관철되기 어려운 현실을 알면서도 향후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카드로 쓰려고 표면적으로 이를 고수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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