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총리설’ 진실공방 일파만파

“누구 말이 사실인가”

무산된 ‘심대평 총리’카드가 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사이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쪽이 세종시 건설과 강소국 연방제 수용을 놓고 벌인 교섭 과정에서 무슨 문제로 결렬됐는지를 놓고 두 사람의 설명이 엇갈린다.

이 총재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간자에게) 세종시 건설 문제와 강소국 연방제 추진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특히 세종시 문제는 원안대로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며 “정부가 심 전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면서 세종시 추진은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판단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강소국 연방제보다 세종시 원안 추진 거부가 ‘심대평 총리’ 카드를 거부한 더 큰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어 “서로 (오간 이야기를) 비공개하기로 했지만 대통령이 마치 제가 되지도 않을 요구를 해서 심 전 대표 총리 기용을 방해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이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 총재에게 충청권 총리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지만 이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 약속을 하라고 해서 무산됐다”고 말했다는 게 전날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한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의 얘기다.

청와대는 비공개 오찬 내용이 알려진 것에 당혹해하면서도 추가대응은 피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이 총재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황준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