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오른쪽 둘째)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오전 경기 수원 장안구 정자동 경로당에서 박찬숙 후보(맨오른쪽)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자장면을 만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휴일 재보선 지역 돌며 지지 호소
한나라, 차기주자 역량입증 시험대
민주, 대안정당 기틀 마련 갈림길
한나라, 차기주자 역량입증 시험대
민주, 대안정당 기틀 마련 갈림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0·28 재보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두 사람 모두 해외 국정감사에 불참한 채 연일 선거 현장을 누비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좌우되는 까닭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재보선이 열리는 경기 수원 장안 지역과 안산 상록을 지역의 시장과 노인정 등을 찾았다. 앞서 9일에는 경남 양산의 박희태 후보와 강원 강릉 권성동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고, 13일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의 경대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다. 그에게 이번 선거는 예비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평가받는 첫 시험대다.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그의 실적으로 평가받아 입당 2년차 대표로서 취약한 당내 기반을 어느 정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패배하면 ‘역량 한계론’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선거에서 이긴다고 정 대표가 갑자기 박근혜 전 대표급 대선 주자로 오르진 못하겠지만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패배하게 되면 ‘역량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쪽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한 측근은 “이번 선거가 당에 확실히 안착하고 대선 주자급에 맞는 이미지를 심어줄 기회”라며 “특히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선 수원 장안 지역을 승리로 이끌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안산 상록을 지역 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수원 장안으로 달려가 이찬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광교산 등산로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은 “선거 기간 수원-안산-증평·진천·괴산·음성을 하루에 다 도는 강행군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손학규 전 대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거물급 인사를 출마시켜 ‘이명박 심판’을 꾀했던 계획이 차질이 빚어진데다 이 대통령 지지도가 상승해 정세균 대표는 더욱 절박한 상황이 됐다. 다음 총선 지역구 불출마에 이어 의원직 사퇴서까지 제출한 그가 기댈 곳은 오로지 재보선 승리라는 실적이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충북에서 승리한다면 대표로서 당내 입지가 다져지겠지만, 패배하면 그동안 당을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추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내 분위기가 내년 지방선거 비관론으로까지 이어지면 그가 대표직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성연철 이유주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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