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재보선 이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표심
세종시 반발 박근혜 효과
세종시 반발 박근혜 효과
중부권인 충청의 표심은 우리 정치구도에서 항상 큰 판을 좌우하는 방향타 구실을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자유선진당이 맹주를 자처하는 충남과 달리 충북 지역은 정치적 ‘중립지대’였다.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이 총력을 기울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결과는 충청권 교두보를 확대하려는 한나라당 전략의 실패다. 당초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정범구 민주당 후보가 12% 포인트 차이로 낙승했다. 선진당은 5%도 득표하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지지를 얻었다.
비록 출신 군별로 표가 몰리는 소지역주의 성향이 나타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세종시 수정 여부에 대한 충청권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26~28일 여론조사를 보면, 세종시 원안 변경 의사를 표시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대전 충남에서 일주일 전보다 18.2%포인트 하락했다. 민심의 변화에는 충청권에 정치적 영향력이 큰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를 수정한다면 원안 플러스 알파가 되어야 한다’며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 변경이 이뤄질 경우 혁신도시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유권자들의 반감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진천과 음성은 중부 혁신도시 추진 지역이다.
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지역은 가스안전공사, 법무 연수원 등이 옮겨 오게 돼 있다”며 “세종시 추진이 흔들리는데 혁신도시 추진은 당연히 지지부진해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민심을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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