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분 대화’ 표정]
소통보다 자기생각 주입 치중
연기군수에 “공직의무도 있다”
소통보다 자기생각 주입 치중
연기군수에 “공직의무도 있다”
27일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과의 대화 초반 이 대통령은 다소 무거운 얼굴로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그는 “요즘 긴장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감기 걸릴 시간이 없다. 할 일이 많아서 건강해야 한다”며 다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설명할 때는 느린 말투로 설득에 치중했다. 그러나 그는 유한식 연기군수가 촛불시위를 하는 군민들 사이에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해달라”고 질문하자 “군수는 나라를 걱정할 공직자 의무도 있다”며 유 군수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종시 계획 변경에 관해선 ‘사과’라는 표현 대신 ‘죄송하다’고 한차례 말했다.
세종시 문제에서 다소 수세적이던 이 대통령은 4대강 문제가 나오자 생기를 찾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한국의 강 복원 기술은 세계 최고인데, 반대하는 분들도 상당한 숫자는 다 아시면서 반대한다고 생각한다”고 공세적으로 말했다. 그는 또 경부고속도로 건설이나 청계천 복원 사업을 예로 들며 “하고 나니 아무 말이 없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 분야(토목공사 부분)는 제가 좀 아는 게 있지 않으냐”며 “4대강 사업을 단순 토목공사라고 비하할 일이 아니다. 토목이 다 나쁜 일이냐. 그럼 토목공사를 하는 것도 나쁜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4대강 사업 수질을 감시하는 물고기 로봇이 등장하는 4대강 홍보 화면이 나오자 “저건 고기가 아니고 로봇입니다. 낚시에 낚이는 것이 아니고”라며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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