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원희룡 “민생 소흘” 거센 비판
오 시장 쪽 “이름 알리려 시정 흔들어”
오 시장 쪽 “이름 알리려 시정 흔들어”
한나라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친정집’의 공격이 거세다.
중도개혁 성향의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지금 서울 같은 경우 재개발사업 등을 해서 도시빈민들이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데, 서민들을 위해서 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뒤 당내 경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또다시 포문을 열었다. 원 의원은 “시작도 안 했는데 몇 마디 비판에 재선 포기 운운하는 걸 보면서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면 야당의 비판에 ‘저분이 정말 버티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 광화문광장의 스노보드 대회 개최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을 홍보하고 도시 브랜드를 마케팅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원 의원은 “서울시장이 디자인과 마케팅에 빠져 민생을 소홀히 하면, 서울시민의 삶은 날로 어려워진다”고 날을 세웠다.
당내에선 이런 비판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차차기(2017년) 잠재 대선을 겨냥해 오 시장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또 오 시장에 대한 당내의 ‘섭섭함’도 깔려 있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오 시장이 촛불시위나 세종시 등 정부·여당이 어려움에 처할 때 계속 나몰라라 했다”며 “그러다 갑자기 도와달라고 하면 누가 선뜻 손을 내밀겠느냐”고 말했다.
오 시장 쪽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맞대응할수록 상대의 인지도만 높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오 시장은 ‘당정 간담회’ 등을 통해 서울지역 의원들과의 접촉을 넓혀가고 있다. 이종현 서울시장 공보특보는 이날 “자기 정책의 홍보는 없이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과도하게 시정을 흔드는 것은 시민을 흔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하는 사람을 선거용으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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