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정안으로 결정하겠다는 것 밝히고 해”
“당론으로 정하기 위한 투표 아니냐” 거부 의사
“당론으로 정하기 위한 투표 아니냐” 거부 의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당 지도부의 세종시 문제 토론 제안에 대해 “이미 수정안 쪽으로 결정을 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하는 토론은 토론이 아니다”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도민 새해 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기 위한 (당론) 투표(절차)가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정몽준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와 함께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기존 당론(세종시 원안 추진)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정부의 대안 발표 이후 새로운 당론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니, 이를 논의하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당론을 다시 결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에 대한 토론조차 막는다’는 친이계의 주장에 대해 “제가 토론을 막고 말고 한 적이 없다. 그쪽에서 지금껏 토론을 하자고 한 적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2005년 세종시 원안 추진을 권고적 당론으로 정한 것은 강제성이 없다’는 친이계 주장에도 “여태까지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모든 사람들이 선거 때마다 세종시 원안 추진이 당론이라고 몇년을 말하고 다니지 않았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최근 ‘2월 당론 수정→4월 세종시 수정안 표결’ 쪽으로 세종시 처리의 시간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와 친이계 쪽에 원안 추진 말고는 어떤 타협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세종시 답은 원안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 뻔히 나와 있다”며 “이를 더 끄는 것은 친이계 쪽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만큼, 더 끄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좋지 않으니 빨리 끝내자는 것이 박 전 대표의 뜻”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수정안 채택을 위한 당론 토론 과정이 무의미하다고 나섬에 따라 지도부의 당론 채택은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분간은 수정안과 원안을 두고 당내 양 계파의 대치는 평행선을 달릴 것 같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