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입법예고한 날 저녁, 충청지역에서는 나라가 위기에 빠졌음을 알리는 횃불봉화가 빗속에서도 일제히 타올랐다. 횃불봉화는 3·1만세운동 당시 충청지역에서 각 지역 참여자들의 연대투쟁을 알리고 확인하는 데 사용한 고유의 투쟁 풍습이다.
행정도시무산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 등 충청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27일 저녁 7시 대전시 계족산을 시작으로 봉수대가 있던 충청권 4곳에서 일제히 ‘세종시 수정안 반대 및 행정도시 원안사수 봉화제’를 열었다.
이날 봉화제는 대전시 계족산에서 시작돼 국가 변란 때 위급상황을 알렸던 옛 봉화로를 따라 청주시 것대산, 충남 공주 월성산으로 이어졌다. 횃불봉화는 마지막으로 세종시 주산인 충남 연기군 전월산으로 연결돼야 하나, 촛불집회가 열리는 조치원역 광장에서 횃불봉화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횃불봉화는 횃불을 여러개 모아 봉화처럼 만든 것으로 이날은 30개의 횃불을 1묶음으로 해서 각 지역에서 6~10개의 횃불봉화가 타올랐다.
봉화제에 앞서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각 지역별로 세종시 원안사수 기원제를 올리고 “지금은 이명박 정권이 법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수정안을 밀어붙이며 국민을 협박하는 국가 변란의 시기”라며 “충청이 대동단결해 3·1만세운동 때처럼 불의한 세력과 맞서 싸우고 수정안을 막아내자”고 다짐했다.
한편, 자유선진당도 이날 충북 청주시에서 세종시 수정안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전 청주/송인걸 오윤주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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