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후보 지지율 추이
[선택 6·2 D-7] 격전지를 가다|대전시장
“세종시 문제를 겪었는데, 대전 사람들이 여당 후보 찍겠어요?”
25일 대전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아무개(54)씨는 ‘신뢰’를 투표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자칭 ‘중앙시장 터줏대감’(60)은 “충청도 사람 뒤통수 친 한나라당 찍으면 충청도는 정말 ‘멍청도’ 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직 시장인 염홍철 자유선진당 후보가 현직 시장인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를 일정한 격차로 꾸준히 앞서고 있다. <한겨레>가 올들어 5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염 후보(33.7~38.8%)가 박 후보(28.0~31.9%)를 모두 따돌렸다. 전 국회의원인 민주당 김원웅 후보는 15~20% 안팎의 지지율로 앞선 두 후보를 뒤쫓고 김윤기(진보신당) 후보는 한자릿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이슈는 역시 ‘세종시’ 문제다. 이 문제는 이 지역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홍섭 2010 대전유권자희망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세종시 문제는 대전 시민의 35~39%가 첫번째 선택 기준으로 삼을 만큼 핵심적 쟁점”이라며 “정부의 세종시 원안 백지화 추진에 대한 반감이 이번 선거 결과에 상당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가 상수라면 변수로는 지역바람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개인택시 기사 장아무개(60)씨는 “한나라당은 믿음이 안 간다”며 “노풍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도 막판에는 지역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역 연고가 있는 자유선진당 바람이 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번에 첫 투표를 하는 대학생 이선희(19)씨도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을 찍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박재정 충남대 교수(정치학)는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 가운데 다수가 지역정당에 투표했는데, 지역바람이 이번 선거에서도 불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여당’과 ‘현직’이라는 2가지 프리미엄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박 후보가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 전문가들도 한나라당의 기반인 전통적 보수 지지층과 현직 시장 프리미엄이 박 후보를 받쳐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수찬 대전시민사회연구소장은 “박 후보가 꾸준히 2위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 정권이 잘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전통적 보수층이 결집해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바람은 35~38%에 이르는 부동층이 자유선진당을 현실적 대안으로 보는가에 따라 그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대전은요?’ 한 마디에 승패를 뒤집었던 ‘박근혜 바람’과 같은 돌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 지지유세와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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