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민노당
민주당 안방서 44% 득표
“호남 진출 자신감 확보”
민주당 안방서 44% 득표
“호남 진출 자신감 확보”
“희망을 봤다.”
광주 남구에서 막판 민주당 조직의 벽을 넘지 못해 좌절을 맛본 오병윤 민노당 후보 캠프는 이번 선거를 “졌지만 이긴 선거”라고 평가했다. 진보정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민주당 안방에서 44%가 넘는 만만찮은 득표력을 과시함으로써 머지않은 미래에 숙원인 ‘호남지역 원내진출’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장원섭 선거대책위 상황실장은 “남구가 무소속 강세지역이긴 했지만 유권자들의 친민주당 성향이 광주에서는 가장 강한 지역”이라며 “자갈밭에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조직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잘 싸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등 ‘비민주 야4당’과 시민사회가 연합해 치른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 쪽은 최근의 ‘민주당 견제 정서’에 힘입어 대등한 경합을 벌였지만, 저조한 투표율과 노장년층의 결집된 ‘연고투표’에 밀려 당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30%대 중반의 투표율이면 이길 수 있다는 게 오 후보 쪽 계산이었지만, 이른 아침 쏟아진 폭우로 핵심 지지층인 30·40대 직장인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던 것이 패인이라고 여겼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민주노동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의 정치적 승리”라며 “색깔론과 조직선거의 벽을 뚫고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는 것 자체로도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남구의 선전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야권연대를 추동할 힘을 확보했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자체의 득표력이 민주당에 크게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야권연대 없이는 어떤 선거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민주당에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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